[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발언을 마친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9

“개악안 상정시, 총파업 돌입”

“ILO 비준에 노조파괴법 투척”

“文, 역주행으로 폭주하고 있어”

해외 노조인사도 집회 함께해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나는 전태일이다. 우리는 전태일이다!”

오는 13일 전태일 열사 49주기를 맞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9일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에서 개최한 ‘전태일 열사 계승 2019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이같이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민주노총은 전태일 열사가 숨진 11월 13일을 전후로 해마다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1970년 11월 13일,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근로기준법 대신 자신의 몸을 불사른 전태일 열사의 이 외침이 현재 우리 사회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봐야 한다”며 “근로기준법을 개악하고 노동자는 없어질 직업이라고 악담하는 것이 전태일 열사 49주기를 맞는 우리 사회의 최선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핵심 의제로 ▲노동법 개악 분쇄 ▲노동기본권 쟁취 ▲비정규직 철폐 ▲사회 공공성 강화 ▲재벌체제 개혁을 중점적으로 둘 것”이라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가 탄력근로제 개악안 심의에 돌입하거나, 노조법 개악안을 상정하는 즉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탄력근로제는 업무가 많을 때는 특정 근로일의 근무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업무가 적을 때는 다른 근로일의 근무시간을 단축해 일정기간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52시간에 맞추는 제도다. 내년 1월부터 300명 미만 사업장에 확대 적용되는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을 앞두고 보완책으로 논의됐다.

집회 참석자들은 ‘공정임금 쟁취, 교육공무직 법제화’ ‘시간제 노동자 차별철폐, 보충교섭 투쟁승리’ ‘노동개악 중단하라!’ ‘이런 국회 필요없다!’라고 적힌 문구의 피켓을 들고 “근로지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노동자를 혹사하지 말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열린 집회에는 약 10만명(주최 측 추산)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참가해 마포대교 남단 부근부터 여의도 환승센터 일부를 제외한 여의대로 일대를 가득 채웠다. 이날 경찰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여의도 일대에 105개 부대를 배치했다.

[천지이롭=남승우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9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촛불혁명’의 정신을 이을 것이라며 출범 직후 제시한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말이 아닌, 실제 완수한 과제가 몇 가지나 되냐”고 반문하며 “정부는 노동시간 단축 외침에 탄력근로제 개악안을 던지고, ILO 핵심협약 비준 요구에 노조파괴법을 던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누가 더 개악하나 일 년 내내도 모자라 지금까지 다투고 있다”며 “정부가 노동개악 운을 띄우면 국회가 더 많은 개악을 요구하는 ‘노동절망 사회’의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노동시간 단축 외침에 탄력근로제 개악안을 던지고, ILO 핵심협약 비준 요구에 노조파괴법을 던졌다”며 “정부가 노동개악 운을 띄우면 국회가 더 많은 개악을 요구하는 ‘노동절망 사회’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늘리는 개정안에 대해 신랄히 비판하면서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은 한마디로 정규직 전환 정책 실종과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최저임금 1만원 포기로 모두 뒤틀리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대통령은 개혁과제를 방치한 채 좌고우면 노동정책을 좌충우돌로 이어갔고, 끝내는 역주행으로 폭주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조합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9

노동자대회에는 해외노조 인사들도 와서 함께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의 의지를 다졌다. 람슈메이(Lam, Siu Mei) 홍콩노총 건설노조 활동가는 “한국 노동자들의 힘으로 사회를 변화시켰다는 사실이 홍콩노동자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며 “홍콩에서 많은 노동자가 민주주의와 노동권을 쟁취하기 위해 노조를 만들고 있다. 함께 투쟁하자”라고 격려했다.

와타나베 히로시 일본 전노협 의장은 “우리에게는 노동자를 착위하는 기업과 재벌이라는 공동의 적이 존재한다”며 “나라 간 관계가 어떻든 간에 한국과 일본 노동자들 동지애는 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회 환노위에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계류됐다. 이는 6개월 평균 노동시간을 최대 주 52시간으로 맞추면 된다는 의미다. 그간 노동계는 탄력근로제 확대로 인해 근로자 업무시간은 늘리지만 수당이 없어 임금이 감소하고 근로자 건강까지 해친다며 반발했다.

한편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주도하는 범국민투쟁본부는 같은 날 낮 12시께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국민대회’를 개최하고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전 회장은 “4개월 전에 하나님의 성령을 들었다”며 대통령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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