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지피는 ‘보수통합’… 한국당 “통합이 정의” vs 민주당 “묻지마 통합”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대통합 추진을 위해 실무팀을 구성하고,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유승민 의원 측을 비롯한 보수 야권과 협상에 나서기로 하면서 보수통합 논의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유 의원도 조건을 걸긴 했지만 대화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곧장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황 대표의 보수 대통합 제한을 평가 절하하며 ‘묻지마 보수통합’이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와 유 의원은 전날에 이어 7일에도 보수통합과 관련한 간접 대화를 주고받았다.

황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보수대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모든 것을 통합의 대의에 걸어야 할 때다. 통합이 정의고 분열은 불의”라고 강조했다.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유 의원도 황 대표의 보수 통합 제안에 대해 “보수 재건을 위한 3가지 원칙만 지켜진다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화답했다.

다만 유 의원은 “자신이 제시한 원칙을 한국당 구성원들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통합 논의가 굉장히 어려운 대화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원칙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하거나 속임수를 쓰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유 의원은 통합 논의와 별개로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중심의 신당 창당을 위해 신당 기획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일단 황 대표와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선 찬반이나 책임론에 대한 불문을 전제로 의견이 접근된 상태여서 보수통합 논의에 가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황 대표가 인재영입 실패 책임을 피하기 위해 실현 가능성 낮은 정계 개편에 매달리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책임 추궁을 피하기 위해 ‘묻지마 보수통합’을 제안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소한의 교감이나 소통도 생략한 일방 통행식의 뚱딴지같은 제안”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강기정 정무수석을 핑계로 정쟁만 하지 말고, 예산심사와 민생법안 처리에 집중하라”고 요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와 총선 공천 등에 대한 입장차로 보수 야권의 통합 논의에 속도가 붙기 어렵다는 게 민주당의 대체적 판단이나, 야당이 하나로 뭉칠 경우 개혁 입법이나 예산안 처리는 물론 총선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내심 긴장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