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이 진행된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에 전시된 모형 항공기 뒤로 승무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출처: 뉴시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본입찰이 진행된 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에 전시된 모형 항공기 뒤로 승무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출처: 뉴시스)

애경-현대산업개발 ‘2파전’

대기업 ‘깜짝 등장’ 없었다

KCGI, 적정한 SI 확보 실패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전이 시장의 예상대로 애경그룹과 HDC현대산업개발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인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7일 아시아나 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한 결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2대 주주인 KCGI도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적정한 전략적투자자(SI)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져 우선인수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앞서 금호산업은 지난 9월 예비입찰을 진행해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3개 컨소시엄을 쇼트리스트(적격 인수후보)로 선정한 바 있다.

이 중 애경과 HDC 컨소시엄 2곳이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이번 매각 대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 8063주(지분율 31%·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이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의 인수 대금은 4500억원 수준의 구주 인수대금과 신주 발행액, 경영 프리미엄을 더해 1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6개 자회사까지 매각할 경우 총 인수 대금은 1조 5000억원에서 2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매각 주관사 측은 본입찰 후 1~2주간 심사를 거쳐 우선인수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을 채결해 올해 안에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에서는 자기자본 규모가 8조원을 넘어서고 국내 최대 증권사인 미래에셋대우가 참여하는 HDC 컨소시엄의 ‘독주’를 예상했다. HDC 컨소시엄은 복합쇼핑몰인 및 면세점, 호텔·리조트 산업을 보유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애경그룹이 운용자산이 1조원을 넘는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지난달 손잡으면서 판도가 바뀌었다. 애경그룹은 국내 3위 항공사인 제주항공 경영 성공 노하우에 스톤브릿지의 자금력을 등에 업으면서 인수 자금력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는 평가다.

애경그룹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이번 입찰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관광산업 등 국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주간사의 지침에 맞게 준비를 마치고 입찰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공사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 사례가 많다”면서 제주항공을 운영 중인 애경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번 본입찰의 최대 관심사였던 주요 대기업의 깜짝 등판은 없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함께 둘 뿐인 국적 항공사인 탓에 시장에서는 SK, GS, 한화, CJ 등 국내 주요 대기업집단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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