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순교자의소리와 차이나에이드가 6일 공개한 중국 정부의 문서. (출처: 한국순교자의소리)
한국순교자의소리와 차이나에이드가 6일 공개한 중국 정부의 문서. (출처: 한국순교자의소리)

순교자의소리-차이나에이드 분석
“中, 삼자교회 30% 줄이려고 계획
가정에 기반 둔 예배에 관심 급증”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중국이 지하교회는 물론 당국의 승인을 받은 삼자(三自)교회까지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종교탄압이 극심해질수록 중국의 기독교인 숫자가 감소하기는커녕 오히려 급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삼자교회는 지하교회와 달리 모든 활동을 중국 공산당이 통제해 왔고, 교회도 당에 협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당국은 3000명이 출석하는 후난성에 위치한 안후이삼자교회 건물을 철거했다. 또 6일 한국순교자의소리(VOM)와 중국의 기독교 박해감시단체인 차이나에이드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중국의 저장성은 삼자교회들이 세례를 주거나 헌금을 걷고 부흥회하는 것을 금지시키고 있다. 아울러 해당 지역 목사들은 설교하기 사흘 전 관계 당국에 설교 내용을 제출하도록 했다.

일례로 2014년에서 2016년까지 저장성에서 진행된 반기독교 캠페인과 유사하게 교회 외벽에 걸린 십자가를 파괴하는 사례도 많이 보고됐다. 이는 중국의 삼자애국운동교회와 가정교회들 모두 동일하게 피해를 입었다. 임대주들에게 교회와 작성한 임대 계약서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도록 압력을 넣은 정황들도 포착됐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베이징 최대 규모의 시온교회와 산시성의 대형교회인 황금등잔교회를 폐쇄한 사건이다.

이 같은 중국 내 종교 탄압은 시진핑 체제 이후 더 가속화되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당국에 체포된 기독교인이 1만여명으로 전년도 3000여명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시진핑 집권 이후 ‘종교의 중국화’ 정책이 강조되면서 이슬람교와 기독교 등 외부 종교에 대한 탄압이 더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이 2017년 집권 2기 체제에서 주석 임기 폐지 등 권력을 강화한 후부터 사상 통제가 심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에 대해 현숙 폴리 VOM 대표는 “문서를 보면 중국 정부에 등록된 삼자교회 숫자를 30%로 줄이려는 계획이 자세히 설명돼 있고, 나머지 삼자교회의 신자 숫자를 대폭 줄이도록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숙 폴리 VOM 대표는 당국이 삼자교회를 탄압해도 기독교인 숫자는 감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 이유에 대해 현숙 폴리 대표는 “중국과 세계 여러 공산권 국가의 역사를 보면, 세례를 금지하고 국가에 등록된 교회를 폐쇄할수록 오히려 교회는 지하에서 성장했다. 중국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며 “그 증거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중국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가정에 기반을 둔 예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확신했다.

한국 VOM의 동역 단체인 차이나에이드 대표 밥 푸 목사도 “중국 전역에서 교회 건물들이 철거되고 있기 때문에 이제 기독교인들은 가정에서 모일 수밖에 없다”며 “예배와 교육을 책임졌던 교회의 역할 대부분을 평신도 지도자와 부모들로 구성된 소규모 가정 모임에서 감당하도록 전략을 수정하는 교회들이 현재 30개 이상의 성(省)에 수백 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입장에서는 평신도 지도자들이 이끄는 가정 모임과 부모들이 이끄는 주일 학교를 중단시키기가 훨씬 어렵다”며 이제는 “새로 태동하는 이 모든 가정 모임에 건강한 예배와 양육을 위한 자료들을 구비해주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VOM과 차이나에이드는 교육을 받지 못한 부모도 가정에서 자녀와 친척에게 기독교 신앙을 가르칠 수 있도록 고안한 자료가 담긴 상자를 전달키로 했다. 상자에는 중국에서 합법적인 어린이 성경과 소형 비디오 플레이어, 그리고 디지털 자료로 구성된 부모와 자녀를 위한 종합적인 교육 자료가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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