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대체육류시장 규모 및 국내 채식 인구, CU와 세븐일레븐 채식주의 제품들. (제공: 각사)
세계 대체육류시장 규모 및 국내 채식 인구, CU와 세븐일레븐 채식주의 제품들. (제공: 각사)

CU, 도시락·버거·김밥 출시

세븐일레븐 만두까지 첫선

온라인서도 채식 급성장세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식품업계의 관심사가 채식주의자에 쏠리면서 유통가에서 ‘비건(Vegan, 완전채식주의자)’을 겨냥한 제품이 연달아 출시되고 있다. 특히 편의점 업계가 발 빠른 대응 중이다.

편의점 씨유(CU)가 업계 최초로 비건식으로 구성된 ‘채식주의 간편식’을 출시한 데 이어 세븐일레븐도 비건 열풍에 동참했다.

세븐일레븐은 우선 식물성 고기로 만든 ‘언리미트 만두’를 6일 단독 출시했고 오는 12일에는 100% 식물성 콩단백질로 만든 햄버거와 김밥 등 간편식도 선보인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지구인 컴퍼니’에서 국내 최초로 개발한 만두는 ‘언리미트(Unlimeat)’라는 대체 육류 식품을 사용했다. 언리미트는 현미, 귀리, 견과류로 만든 100% 식물성 고기로 단백질 성형 압출 기술을 통해 고기의 식감과 맛을 구현했다. 소고기보다 칼로리, 나트륨 함량이 낮고 단백질 함량이 2배 이상 높아 건강식으로 즐길 수 있다. 이어 선보일 콩불고기버거와 버섯콩불고기김밥은 식물성 콩단백질로 만든 콩불고기와 버섯, 당근, 양파 등 각종 야채를 사용해 식감을 살렸다.

CU는 하루 먼저 채식주의자(베지테리언)를 위해 도시락, 버거, 김밥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 역시 모든 고기가 통밀이나 콩에서 추출한 단백질만 사용해 만들었다. 파스타와 단호박찜으로 구성된 채식주의 도시락에 담긴 파스타는 달걀, 우유, 버터도 사용하지 않았다. 버거 역시 100% 순식물성 단백질 패티를 적용했고 채식주의 김밥은 햄 대신 순식물성 고기와 유부를 넣어 고소한 맛과 쫄깃한 식감을 살렸다.

특히 편의점 업체들은 베지테리언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가격도 기존 편의점 간편식 수준으로 책정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햄버거 2800원, 김밥 2400원이고 CU 채식주의 버거는 2700원, 김밥은 2500원이다. 파스타와 단호박이 담긴 도시락은 3300원이다. 기존 베지테리언 전용 식품의 가격이 높다는 것을 고려해 가격장벽을 낮춘 것.

식품업계 역시 관련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육류를 사용하지 않는 락토 베지테리언까지 먹을 수 있는 ‘강황쌀국수볶음면’을 내놨다. 이보다 앞서 수출용으로 비건 전용 컵라면 ‘순라면’을 선보이기도 했다.

샘표 역시 채식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비건 페스티벌에도 단독부스를 마련하고 요리에센스 연두를 이용해 채식 요리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공유했다. 연두는 콩 발효 기술로 만든 100% 순식물성임에도 깊은 맛이 풍부해 따로 육수를 내거나 갖은양념이 필요 없어 비건족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동물보호, 친환경, 건강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건족도 늘어나고 있다”며 “비거니즘 트렌드에 따라 대체육류인 ‘식물성 고기’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편의점들도 비건 간편식 경쟁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세계 대체 육류 시장 규모는 42억 달러(약 4조 7500억원)였고, 2025년에는 75억 달러(약 8조 5200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채식연합이 추정하는 국내 채식 인구도 2008년 15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150만~200만명으로 늘었다. 전체 인구의 2~3% 규모로 완전 채식을 하는 비건족도 50만명으로 추산된다. 채식 소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마켓컬리에서는 올 상반기 계란과 우유 등을 넣지 않은 비건 베이커리 매출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289%나 늘었다. 11번가 역시 지난해 콩고기 매출은 전년 대비 17%, 채식라면은 11%, 식물성 조미료는 8% 성장했다. 하지만 비건 음식점은 350여곳에 그쳐 수요의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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