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 외교부에 한국 외교·안보 당국자들을 만나 한미동맹 현안을 논의한 뒤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 외교부에 한국 외교·안보 당국자들을 만나 한미동맹 현안을 논의한 뒤 청사를 나서며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6

지소미아 관련 美입장만 설명

한국 현안 설명에 경청·공감

‘핵심축’이라며 한미동맹 강조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우리나라 고위당국자와의 연쇄 회동에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공개적 압박을 자제했다. 오히려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의 환담을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하면 한일관계 개선을 독려했다.

6일 한국을 찾은 스틸웰 차관보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세영 외교 1차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과 잇달아 회동했다. 당초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미국이 직간접적인 압박을 가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한국을 압박하는 표면적인 메시지는 없었다. 앞서 지난달 26일 일본 도쿄를 방문한 스틸웰 차관보는 지소미아 유지 방침을 한국에 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국 당국자들은 물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도 역시 직접적인 압박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다. 그는 외교부 장·차관 예방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매우 고무됐다”며 “이는 (한일)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주시하는 과정에서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후 국방부 청사로 들어서며 ‘한일 지소미아에 대한 논의가 있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환상적인 논의를 했다.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답했다.

외교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스틸웰 차관보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재고되려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가 먼저 철회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둘러싼 분쟁을 해소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도 인지하고 있다. 미국 역시 지소미아가 종료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한일 양국이 노력하면 충분히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화 장관과 조세영 차관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한국을 압박하는 직접적인 발언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면담에서 강경화 장관은 한일간 현안에 대해 대화를 통한 합리적 해법 마련을 위해 한국이 취한 노력을 설명했다. 이에 스틸웰 차관보는 이를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고 지소미아에 대해 언급됐지만 강한 압박성 발언 대신 의견교환 수준의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스틸웰 차관보는 “지소미아는 미국과 일본, 한국에 모두 유익하다”며 종료 결정 재고 원하는 미국 정부의 기본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고 알려졌다.

이후 스틸웰 차관보는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예정된 시간보다 길게 70여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면담에서 양측은 지소미아 방위비 분담 협상 등 한미 양국간 동맹 현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건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협의를 가졌다”며 “김 차장은 현안에 대한 우리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고 스틸웰 차관보와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한미동맹이 동북아 안보에 있어 핵심축임을 누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간 미국은 지소미아가 한미일 안보 협력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소미아 유지를 압박해왔다. 반면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것으로 이를 철회하는 등 신뢰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지소미아 연장 여부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대로면 지소미아 협정은 23일 0시를 기준으로 종료된다.

한편 이날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이 4차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 참석을 위해 외교부를 찾았고 하루 전에는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주한미군 관계자를 만나며 비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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