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4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및 지상사 대표 만찬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제공: 국회의장실)
문희상 국회의장이 4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재일동포 및 지상사 대표 만찬 간담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제공: 국회의장실)

지난 4일 G20 의회정상회의서 자유무역질서 강조

문 의장 강제징용 배상 관련 ‘1+1+α 방식’ 제안

日 정부 “논평하지 않겠다”… 사실상 거부의사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6일 3박 4일 간의 방일 일정을 마무리하고 멕시코로 이동했다.

문 의장은 이날 ‘믹타(MIKTA) 국회의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멕시코의 수도인 멕시코시티로 이동했다. 이후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해 11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다.

문 의장은 일본에 머문 4일 간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등으로 인해 경색된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복원하는 데 주력했다.

문 의장은 지난 4일 열린 제6차 주요 20개국(G20) 의회정상회의에서는 ‘자유무역질서’를 강조하며,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부당성을 지적했다.

문 의장은 “세계경제 공동번영의 토대인 국제 분업체계도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상생협력의 자유무역질서 회복을 위한 G20의 정책적 관심과 공동대응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 문 의장이 역설한 ‘자유무역질서’는 공동선언문 내용에도 포함됐다.

전날(5일)에는 와세다대학교 특별강연을 통해 한일갈등의 배경이 된 일본 강제징용 소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제징용의 책임이 있는 한일 기업의 기부금뿐만 아니라, 양국 국민의 민간성금을 모으는 방안을 제시하고 법안도 내놓을 뜻도 밝혔다.

문 의장은 기금 마련 방안에 대해선 “강제징용 책임이 있는 양국 기업의 기부금으로 하되, 책임이 있는 기업뿐만 아니라 그 외의 기업까지 포함해 자발적으로 하는 기부금 형식”이라며 “양국 국민의 민간성금 형식을 더하겠다”고 설명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4일 오전 일본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6차 G20 의회정상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 국회의장실)
문희상 국회의장이 4일 오전 일본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6차 G20 의회정상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 국회의장실)

이는 기존의 ‘1+1 방식’에서 기업 기부금·민간성금 등을 더한 ‘1+1+α 방식’을 제시한 것이다.

문 의장은 “양국 국민의 눈높이에 못 미쳐 모두에게 비난받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누군가는 제안하고 말해야 한다. 이 또한 나의 책무”라고 말했다.

다만 문 의장의 제안에 대해 일본 정부는 “한국의 국회에서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타국 입법부의 논의에 관해 정부로서 논평하는 것은 삼가고 싶다”고 밝히며 사실상 거부의사를 나타냈다.

문 의장은 이 기간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태국 방콕에서 만나 ‘대화를 통한 한일관계 해결’에 공감한 것에 대해선 “얽힌 실타래의 한쪽 실 끝을 찾았다”며 “두 정상의 제2의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희망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문 의장은 이날 동경한국학교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11월23일과 연말이 중요한 기점이다. 11월23일은 지소미아 종료가 확정되는 날이고, 연말은 대법원의 피해자 소송 판결에 따라 바로 (배상금의) 현금화 강제집행이 가능한 것으로 예측되는 시간”이라면서 ‘1+1+α 방식’에 대해 연말까지는 관련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의장은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과 가와무라 다케오 일한의원연맹 간사장 등 10여명의 일본 여야 정계 인사들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일본 외무상 출신인 고노 요헤이 전 중의원 의장을 만나기도 했다.

문 의장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제시한 ‘1+1+α 방식’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방일 전부터 위안부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인 산토 아키코 참의회 의장과는 G20 의회정상회의장에서 조우하기는 했지만 인사나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4일 오전 일본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6차 G20 의회정상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 국회의장실)
문희상 국회의장이 4일 오전 일본 도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6차 G20 의회정상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 국회의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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