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이 5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국전쟁 직후 혼란기인 1950∼1960년대에 외국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1891년 승려화가 민규(玟奎) 작 '범어사 신중도(神衆圖)'를 공개했다. 범어사 신중도는 지난 9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매에 출품될 예정인 것을 확인해 조계종이 지난달 6일 경매에 참여해 낙찰받았다. 크기는 가로·세로 각각 약 145㎝다. 비단에 채색했으며, 그림 정보를 적은 화기(畵記)가 남았다.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대한불교조계종이 5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한국전쟁 직후 혼란기인 1950∼1960년대에 외국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1891년 승려화가 민규(玟奎) 작 '범어사 신중도(神衆圖)'를 공개했다. 범어사 신중도는 지난 9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매에 출품될 예정인 것을 확인해 조계종이 지난달 6일 경매에 참여해 낙찰받았다. 크기는 가로·세로 각각 약 145㎝다. 비단에 채색했으며, 그림 정보를 적은 화기(畵記)가 남았다. (제공: 대한불교조계종)

1891년 승려인 화가 민규가 제작
조선 말기 희귀한 수작으로 평가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한국전쟁 직후 혼란기인 19세기 말 외국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 후기 불화 ‘신중도(神衆圖)’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1891년 승려화가 민규(玟奎)가 제작한 신중도는 가로 144.8㎝·세로 146.1㎝다. 비단에 채색했으며, 그림 정보를 적은 화기(畵記)가 남았다. 봉안장소는 빠졌으나, 범어사 극락암에 봉안됐던 ‘칠성도’의 화기와 내용이 일치하고 화풍도 비슷해 함께 암자에 봉안됐던 작품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신중도는 여러 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머리가 셋인 예적금강과 신통력이 있다는 천신인 마리지천, 위태천을 중심에 두고 좌우에 천부와 팔부중 호법신을 배치했다.

이를 두고 학계에서는 주요 호법신들이 본존불처럼 불화 중앙에 대부분 들어간 보기 드문 그림이며, 도상의 안정감과 군상들의 세부 표현도 뛰어나 조선 말기 불화의 희귀한 수작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신중도 귀환은 대한불교조계종과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협업으로 이뤄졌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난 9월 불화가 경매에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조계종은 지난달 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매에 참여해 낙찰 받았다.

소장자는 미국인으로, 부모에게 그림을 물려받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은 지난달 30일 한국에 도착했고, 불교중앙박물관에서 간단한 보존처리를 거쳐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환수고불식에서 작품 실물도가 공개됐다.

조계종은 7일 불화를 본래 자리인 범어사로 옮겨 봉안할 방침이다.

한편 범어사는 지난 2015년 7월에도 그간 행방을 몰랐던 조선 후기 칠성도(七星圖) 세 점을 스위스 취리히 경매에서 사들였다. 그해 9월에는 서울옥션을 통해 또 다른 칠성도 두 점을 매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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