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이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특목고 13개대 학종 합격률

일반고보다 최대 2.9배 높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학생부종합전형(학종) 합격률과 관련해 ‘입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특수목적고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일반고가 실제로 서열화돼 있다는 교육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16∼2019학년도 4년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총 13개 주요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을 실태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07년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후 학종으로 발전한 지 12년 만에 첫번째로 진행된 실태조사다. 조사 결과,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목고의 학종 합격률이 일반고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 의혹을 계기로 입시제도에 대한 불공정 문제가 논란이 되자, 교육부는 학종 선발 비율이 높으면서 특목고나 자사고와 같은 특정학교 출신 선발이 많은 전국 13개 대학을 골라 지난달부터 학종 실태조사를 진행해왔다.

실태조사 대상에 포함된 대학은 건국대를 비롯해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포항공대, 춘천교대, 한국교원대, 홍익대 등 13개 대학이다. 교육부는 해당 대학들로부터 2016∼2019학년도 총 202만여건의 전형자료를 받아 분석했다.

교육부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고착화된 고교 유형별 서열구조가 존재함을 확인했다. 특히 13개 대학의 학종 고교 유형별 합격률을 보면 과고·영재고가 26.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고와 함께 특수목적고인 외고·국제고가 13.9%, 자사고가 10.2%였다. 일반고는 9.1%였다. 과고·영재고의 학종 합격률이 일반고의 2.9배나 되는 셈이다.

고교 소재지별로도 서울 고교 학생 수는 전국에서 17.2%를 차지했다. 하지만 합격자 비중은 학종에서 27.4%, 수능에서 37.8%로 학생 수와 비교했을 때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통해 교육부는 일부 고교가 편법으로 과거 졸업자 대학진학실적이나 학생 어학 성적 등을 제공한 사실도 발견했다.

또한 자기소개서와 추천서에서는 기재가 금지된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드러나는 내용이 포함되는 등 위반 사항 366건이 발견됐다. 아울러 자소서에서는 표절로 추정되는 경우가 228건이나 있었다.

심지어 특기자 전형에서는 어학 능력 등을 자격·평가요소로 설정했고, 이에 따라 특정 고교 학생이 일부 계열에서 합격자의 70%를 차지하는 사례도 나왔다. 하지만 국가보훈대상자나 지역인재, 농어촌학생, 기초생활수급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고른기회 특별전형의 경우 총 등록 인원 기준 8.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교육부는 앞으로 고교 정보 제공방식을 개선할 방침이다. 또 학부모 영향력을 최소화하도록 자소서 등 비교과 영역의 대입반영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학종을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학생부종합전형이 지난 10년 동안 양적으로 확대돼 왔지만, 질적으로 관리되지 못했다”며 “실태조사에서 추가로 확인할 사항들은 추가 감사를 진행하고 학생부종합전형 운영 가이드라인 내실화 등 제도개선도 추진해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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