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아베신조 일본총리와 4일 오전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 태국 방콕에서 단독 환담을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페이스북) ⓒ천지일보 2019.11.4
문재인 대통령이 아베신조 일본총리와 4일 오전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 태국 방콕에서 단독 환담을 하고 있다. (출처: 청와대 페이스북) ⓒ천지일보 2019.11.4

관계 개선의 시발점 평가

文 “고위급 협의도 검토”

내달 한중일 정상회담 관심

[천지일보=명승일, 손성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단독 환담을 하고, 양국 현안을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로써 강제징용 배상판결 등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양국 정부의 대립으로 악화일로를 걷는 한일관계가 개선될지 주목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정상들과 환담을 나눴고, 이후 뒤늦게 도착한 아베 총리를 옆자리로 인도해 오전 8시 35분에서 8시 46분까지 11분간 단독 환담 시간을 가졌다.

양국 정상이 회담 형식의 대화를 나눈 건 지난해 유엔 총회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두 정상은 우호적이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환담을 이어갔다. 양 정상은 한일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한일 양국 관계의 현안은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와 함께 최근 양국 외교부의 공식 채널로 진행되고 있는 협의를 통해 실질적인 관계 진전 방안이 도출되기를 희망했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이외에도 필요하다면 보다 고위급 협의를 갖는 방안도 검토해 보자고 제의했으며, 아베 총리도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자고 답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다만, 일본 언론은 아베 총리가 단독 회담에서 한일청구권협정을 준수하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두 정상이 통역만을 대동하고 1대 1로 10여 분간 접촉했다”며 “아베 총리가 한국 측에 한일청구권협정을 준수해 양국관계를 건전한 상태로 되돌릴 계기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며 일본의 기본적인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번 한일 정상의 단독 회담을 두고 다소 결이 다른 평가를 내린 셈이다.

그럼에도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소통의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다는 점에서 관계 개선의 시발점이 됐다는 긍정적 해석이 나온다.

앞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아베 총리와 회담하면서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당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친서에 대해 “한일 양국이 가까운 이웃으로서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해 나갈 중요한 파트너임을 강조하는 내용과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조기 해결될 수 있도록 서로 관심을 갖고 노력해 나가자는 취지의 내용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제 종료 시한이 19일 앞으로 다가온 지소미아에 시선이 쏠리면서 한일관계 개선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 지소미아 연장 필요성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지소미아가 연장될 경우, 한일관계 개선의 동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12월 중순 중순 베이징에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일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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