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11.5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11.5

아베와 13개월 만 직접소통

한일관계 반전 기대감 나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홍보

‘한반도 평화’ 지지 당부

RCEP협정문 타결 경제 성과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5일 태국에서 귀국길에 오른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차 지난 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방콕을 방문해 이달 말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의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한일관계가 악화된 가운데 13개월 만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직접 만나 소통하는 등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도 참석해 인도를 제외한 15개국과 협정문에 서명하면서 수출시장 다변화도 꾀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태국 방문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가운데 아세안 국가 정상들에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고, 수출 다변화를 위한 협정에도 나서면서 경제성과도 얻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일정상, 대화에 공감… 관계 반전 기대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아세안+3 정상회의’를 앞두고 아베 총리를 만나 즉석 대화를 제안해 11분간 단독으로 환담을 나눴다.

양국 정상은 한국 대법원의 일본기업 강제동원에 대한 개인 피해자 배상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보복, 한일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으로 한일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더 이상 이를 방치할 수 없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관측된다.

양 정상은 이날 대화를 통해서 한일관계가 중요하고 양국 현안에 대해서 대화를 통한 해결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필요하면 고위급의 협의를 갖는 방안을 검토해보자”고 제안했고, 아베 총리는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이 오랜만의 만남을 통해 대화를 통한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며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약식회담이었지만 전혀 만남이 이뤄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환담이 이뤄진 만큼 한일관계 개선의 모멘텀이 마련될지 주목된다.

교도통신은 이날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과 단독 환담에서 한국 측에 한일청구권협정을 준수해 양국 관계를 되돌릴 계기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며 일본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기념촬영 하는 아세안+3 정상들과 문 대통령(방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여섯번째)이 4일(현지시간) 오전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제21차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념촬영 하는 아세안+3 정상들과 문 대통령(방콕=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여섯번째)이 4일(현지시간) 오전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제21차 아세안+3 정상회의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개최·‘한반도 평화’ 지지 요청

이번 아세안+3 정상회의는 이달 말 부산에서 예정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를 홍보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외교정책 중 하나로 꼽히는 신남방정책을 이행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주형철 경제보좌관은 지난 3일 현지 브리핑에서 “11월은 한·아세안의 달”이라며 “이번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는 사실상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 기간 동안 두 정상회의의 성공을 위한 아세안 국가 정상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협력을 요청했다.

또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아세안 상생을 말하며 수소 경제와 미래차, 스마트시티 등 분야에서 아세안과의 협력을 약속했다.

아세안 상당수가 남북한과 동시에 수교 관계를 맺고 있다. 이에 아세안 국가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도 당부했다.

‘아세안+3 정상회의’가 열린 4일 문 대통령은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위에서 대륙과 해양의 장점을 잇는 교량 국가로 동북아와 아세안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태국 방문에서 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로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오브라이언 보좌관에게 인내심을 갖고 북한에 지속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청와대와 백악관 간 긴밀한 소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15개국과 협정문 타결을 선언하며 수출시장 다변화를 모색할 기회를 마련했다. 다만 인도는 여기에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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