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영국 에식스 주의 한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냉동 트럭 사망사건 피해자로 추측되는 베트남인 보응옥남의 형이 27일(현지시간) 그의 고향인 베트남 응에안의 집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직 사망자의 신분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보응옥남의 가족은 그의 생존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23일 영국 에식스 주의 한 산업단지에서 발생한 냉동 트럭 사망사건 피해자로 추측되는 베트남인 보응옥남의 형이 27일(현지시간) 그의 고향인 베트남 응에안의 집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아직 사망자의 신분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보응옥남의 가족은 그의 생존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영국 경찰이 1일(현지시간) 지난달 23일 냉동 컨테이너에서 숨진 채 발견된 39명 모두 베트남인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베트남 가족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3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베트남 중북부 하띤성에 사는 응우옌 딘 지아는 영국 경찰에게 지아의 아들 르엉이 숨진 39명에 포함돼 있으며 현재 시신은 영국에 안치돼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앞서 지아는 르엉이 영국에서 실종됐다고 신고했다.

지아는 “통역사에게 아들이 시신 39구 속에 포함됐는지 한 차례 더 물었고, 그들은 맞다고 했다”면서 “아들의 시신을 언제 집으로 운반해올 수 있을지 물었다”고 말했다.

르엉은 프랑스에서 1년을 일한 뒤 지난달 중순 영국에 가게 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아는 “아들의 행방이 묘연해진 뒤 숨졌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했지만, 공식적인 신원 확인 결과를 전달받고 나서는 쓰러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지아 가족은 이제는 아들의 시신을 집으로 운구할 비용을 자신들이 감당할 수 없을 수 있다는 걱정까지 하는 처지라고 매체는 전했다. 그는 “시신을 되도록 빨리 집으로 운구해오고 싶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게 없다. 베트남과 영국 정부가 실현 가능한 해법을 마련해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호소했다.

깐 록 지역 응엔 마을에 사는 팜 반 틴도 딸인 미가 39명의 사망자 중 한 명인 것 같다는 얘기를 영국 경찰에게 전달받았다.

틴의 집에서 10㎞가량 떨어진 곳에 사는 보 난 꾸에도 아들인 주의 사망을 확인해 준 영국 경찰의 전화를 받았다. 꾸에는 “모두가 충격을 받았고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주는 8억동(약 4천만원)을 내면 영국에 데려다 준다는 베트남 브로커 말에 지난 6월 독일로 건너가 보름을 지낸 뒤 프랑스도 이동했다. 이후 약 석달 뒤인 지난 22일 베트남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영국으로 떠날 준비가 됐다고 말했지만 이후 연락이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중북부 하띤성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 베트남에서 실종 신고를 한 24가구 중 10가구가 있다.

인근 응에안성, 트어티엔후에성에서도 19가구나 냉동 컨테이너 희생자에 자신들의 가족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당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형편이 어려운 이들 지역에서는 오래전부터 더 나은 수입을 벌려는 베트남인들을 대상으로 영국 불법 밀입국이 횡행해 왔다.

앞서 지난달 23일 영국에서 냉동 컨테이너에 몸을 싣고 밀입국하려다 내부에서 숨진 채 발견된 39명이 중국인으로 알려졌다가 전원 베트남 국적자들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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