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출처: 뉴시스)

한·아세안 정상회의 앞두고 예열

아베 신조 총리와의 조우도 주목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모색

[천지일보=명승일·임문식 기자] 임기 반환점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3일) 아세안+3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을 위해 태국으로 떠난다.

전날 모친 고(故) 강한옥 여사의 삼우제(장례 후 사흘째에 치르는 제사)가 있었으나 문 대통령은 이에 불참하고 태국 방문 준비에 전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문 대통령은 슬픔을 다독일 겨를도 없이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며 “이 때문에 삼우제에도 가시지 못하게 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태국 방문은 오는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정상외교 분위기를 예열시킨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외교·시장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전략의 일환으로 아세안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신남방정책’을 추진해 왔다.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이 정책을 더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감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 (출처: 뉴시스)

북한과의 관계가 답보 상태에 있고, 북미간 협상도 진전 없는 상황 속에서 문 대통령이 주력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아세안 국가들의 지지가 중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11월 아세안 외교전’에 상당한 비중을 두는 모양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문 대통령과 같은 기간 태국을 방문하는 상황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깜짝 조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일관계 해법 모색이 쉽지 않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우연이라도 한일 정상의 대면이 이뤄진다면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실제 한일정상회담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앞서 문 대통령은 최근 일왕 즉위식에 맞춰 이낙연 총리를 통해 아베 총리에게 친서를 전달하며 한일정상의 만남을 피력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달 중으로는 정상회담을 하지 않을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태국 방문에서 복귀한 후에는 부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에 몰두하는 동시에 본격적으로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9일을 기점으로 임기 5년의 반환점을 돌기 때문이다.

외교·안보 사안의 경우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제 궤도에 올려놓기 위한 방안 모색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칠레에서 예정됐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취소됐지만 문 대통령은 굴하지 않고 다른 방안을 구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모친상으로 인해 미뤘던 반부패정책협의회도 일정을 다시 정해 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기점으로 국내 현안도 다시 한 번 주도권을 잡기 위한 힘찬 걸음을 내딛을 전망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을 비롯한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통과를 위해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만큼, 야당 대표들과의 만남 자리를 계획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재 패스트트랙에 실린 법안들은 12월 중 표결을 앞두고 있다. 이와 별도로 개각에 대한 전망도 나온다. ‘조국 정국’ 탈피와 내년 총선 등 여러 상황 속에서 분위기 전환을 위한 개각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