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1.1

전날 청와대 국정감사 파행 책임 떠넘겨

박찬대 “한국당, 일방적 답변 요구·고압적 질문”

與, 청와대 참모진에 “성숙한 태도 보였어야”

김현아 “역대 최악의 청와대이자 악몽의 드림팀”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여야는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가 고성과 막말로 막판 파행을 빚은 데 대해 주말인 2일에도 서로에게 책임을 물으며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청와대에 대한 고압적·의도적 질의로 국감이 파행됐다고 질타했고 한국당은 무능과 독선의 ‘역대 최악의 청와대’가 되려 호통을 치는 등 국회를 모욕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전날 밤 늦게까지 질의자와 답변자로 설전을 벌이며 감정이 쌓여갔던 야당과 청와대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우기지 말라”는 발언을 계기로 결국 파행을 겪었다.

나 원내대표는 북한의 잇따른 무력시위 속에서도 청와대가 우리 안보가 튼튼하다고만 강조하는 것을 문제삼으며 정의용 실장과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나 원내대표는 “어거지로 우기지 마시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 뭐가 어거지냐. 정확하게 말씀해보시라”고 따졌다. 그러자 정 실장 뒷줄에 앉아 있던 강기정 정무수석이 “아니 답변을 요구해 놓고 우기지 말라가 뭐냐”고 끼어들면서 감정이 격화됐다.

결국 국감은 밤 10시 45분께 중지됐다가 1시간 뒤에야 재개됐다. 이후 차수 변경을 거쳐 2일 0시 20분께 종료됐다.

전날 국감에 대해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2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국당의 답변 강요와 억지로 20대 국회의 마지막 운영위 국감이 파행됐다”며 “참으로 유감스럽고 국민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안보 불안과 경제 위기로 몰아가기 위해 한국당은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일방적 답변만을 강요하고 고압적 질의를 반복했다”며 “국민의 대의기관다운 모습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익을 위한 비판적 국감을 넘어 국정 실패를 바라는 것으로 의심되는 발언도 나왔다”며 “피감기관 관계자들에 대한 심한 모멸감을 주는 질의가 계속됐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9.1

박 원내대변인은 “특히 민감한 안보 문제와 관련해 불안감만을 조성하려는 의도성 질의는 실망 그 자체였다”며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의 끝마무리에 발생한 파행은 한국당의 책임이 크다”고 질타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야당을 향해 같이 목소리를 높인 청와대 참모진들에 대해서도 “청와대 역시 민의를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좀 더 성숙한 태도를 보이지 못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한국당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어제 운영위 국감은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의 무능과 무지, 무책임과 뻔뻔함을 확인한 슬픈 날이었다”며 “청와대 참모들이 보여준 모습은 국민과 국회 무시, 독선과 오만방자였다. 역대 최악의 청와대이자 악몽의 드림팀”이라고 맹비난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국감 내내 거짓 변명과 훈계로 일관하더니 급기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질의에 강기정 정무수석이 고성과 호통을 치는 상상할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어이없는 패악질을 저질렀다”며 “정식 답변 자리도 아닌 배석 자리에 앉아 저지른 행동이었다”고 일갈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를 말려야 할 노영민 비서실장은 오히려 함께 소리를 지르며 가세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방관했다”며 “역대 최악의 청와대가 얼마나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지 그 민낯을 드러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노영민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의 행패는 명백한 국회 모욕이다. 국민과 국회를 무시한 그 오만함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당사자들은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대통령은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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