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포드, 숨겨진 자연의 비경 볼 수 있어

1만 2000년 전 형성된 피오르드 해안

14개의 만(灣)으로 형성된 밀포드 사운드

밀포드의 마법현상… 수많은 폭포 형성

약 54㎞에 달하는 밀포드 트랙도 장관

엄청난 위용 자랑하는 서덜랜드 폭포

질랜드 남섬 남서부에 위치한 밀포드 (Milford) 지역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1.1
질랜드 남섬 남서부에 위치한 밀포드 (Milford) 지역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1.1

태곳적 원시의 대풍광을 느낄 수 있는 지역이 있다. 뉴질랜드 남섬 남서부에 위치한 밀포드 (Milford) 지역이다.

구슬처럼 맑고 영롱한 호수, 웅장한 산봉우리, 숲, 수천 미터에 이르는 암봉 등으로 형성돼 다양한 생태계와 숨겨진 자연의 비경을 볼 수 있다.

이 지역에는 약 1만 2000년 전 빙하에 의해 형성된 피오르드(fjord) 해안이 있다. 해안의 절경은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와 어우러져 신비의 극치를 이룬다. 밀포드 사운드는 14개의 구불구불하게 생긴 작고 좁은 만(灣)으로 형성돼 있다.

이곳은 피터잭슨 감독의 영화 ‘반지의 제 왕’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촬영지를 굳이 이곳으로 정한 까닭으로는 재현할 수 없는 신비스러움, 태곳적 아름다움과 대자연의 거대한 경관에 대한 비중이 컸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오랜 세월 동안 빙하에 깎여 형성된 거대한 계곡은 감탄과 자연의 위대함을 자아낸다. 바다에서 솟아오른 14개의 거대한 봉우리, 바위에 붙은 초록빛의 빙하 역시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밀포드 지역에는 약 1만 2000년 전 빙하에 의해 형성된 피오르드(fjord) 해안이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1.1
밀포드 지역에는 약 1만 2000년 전 빙하에 의해 형성된 피오르드(fjord) 해안이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1.1

밀포드 지역의 기후는 해양성 기후로써 기상 변화가 상당히 심하다. 연평균 강수량이 9000㎜에 도달할 만큼 뉴질랜드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다. 심지어 하루에 250㎜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 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리면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오히려 더 즐거워한다. 볼거리가 더 생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으로 ‘밀포드의 마법현상’이라 일컫는 것이 있다. 여러 갈래의 수많은 폭포들이 생기는 현상이다.

밀포드 지역은 원시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듯 거대한 화강암 바위벽이 깎아지를 듯이 많이 형성돼 있다. 많은 빗물이 이 깎아지른 바위벽을 타고 흘러내림으로 인해 갑자기 여러 갈래의 수많은 폭포들이 생겨난다. 이런 현상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기에 사람들은 폭포의 향연과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많은 강수량으로 인한 습한 환경 때문에 양치류와 이끼류도 많이 서식한다. 양치류만 해도 200종 이상이 서식하고 있다. 이 양치류 가운데 약 20%가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볼 수 없는 희귀종으로 알려져 있다. 원시림이 보여주는 다양성과 신비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서덜랜드 폭포(Sutherland Falls)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1.1
서덜랜드 폭포(Sutherland Falls)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1.1

밀포드 사운드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라면 바다에서 수직으로 솟아오른 산이 있다는 점이다. 마이터 피크(Mitre Peak)로 불리는 이 봉우리는 바다에서 수직 상승한 봉우리 가운데에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또 이 봉우리 아랫부분의 수심은 밀포드 지역 중에서 가장 깊다. 그 깊이만 해도 265m에 이른다.

아울러 밀포드 지역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라면 약 54㎞에 달하는 밀포드 트랙이라 할 수 있다. 청정한 대자연의 힐링을 만끽할 수 있는데, 테아나우 지역에서 밀포드 사운드까지의 구간이다.

이 산길은 원래 원주민 마오리족들이 초록옥(Greenstone)을 운반하던 길이었다. ‘퀸틴 맥키넌’이라는 등반가이자 사업가가 발견했는데 대자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로(World Finest Walk)라고 불리고 있다.

1877년 탐험가인 도널드 서덜랜드가 밀포드 사운드를 발견한 후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 작한 것은 1880년경이었다.

탐험가인 도널드 서덜랜드(Donald Sutherland)와 존 맥케이 (John Mackay)에 의해서였는데, 그들의 탐험은 앞을 분간할 수 없는 자욱한 안개, 수시로 일으키는 천둥과 번개, 호시탐탐 달려드는 샌드플라이(Sandfly), 거세게 몰아치는 폭풍우를 동 반한 악조건 속에서 이뤄졌다.

특히 샌드플라이의 공격은 탐험을 무척 힘들게 했다. 밀포드 지역은 예나 지금이나 비가 많이 왔기에 늪지도 많았다. 그런데 이 늪지에 기승을 부 리는 날파리처럼 생긴 해충이 있었다. 흡혈곤충으로 일컫는 ‘샌드플라이’였다. 파리처럼 생겼지만 사람의 피부를 무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들이 가는 곳마다 샌드플라이가 나타나 몸에 들러붙었다. 물리면 따끔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엄청난 가려움증을 동반했다. 샌드플라이가 모기처럼 피를 빠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피부는 금방 부어올랐다. 이와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탐험을 계속해 나갔다.
 

1877년 탐험가인 도널드 서덜랜드가 밀포드 사운드를 발견한 후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 작한 것은 1880년경이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1.1
1877년 탐험가인 도널드 서덜랜드가 밀포드 사운드를 발견한 후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 작한 것은 1880년경이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1.1

수많은 덤불과 울창한 숲속을 헤친 끝에 그 들은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엄청난 위용을 가 진 거대한 폭포를 발견하게 된다.

폭포에 가까이 다가간 그들은 엄청난 폭포의 굉음에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이 폭포가 그들의 이름을 딴 ‘맥케이 폭포(Mackay Falls)’와 ‘서덜랜드 폭포(Sutherland Falls)’이다. 서덜랜드 폭포는 세계에서는 다섯 번째, 뉴질랜드에서는 가장 높은 폭포로 높이만 해도 580미터에 달하는 3단으로 형성된 폭포다. 폭포수의 위력에 두려움마저 느낄 정도로 장대하다.

존 맥케이와 도널드 서덜랜드는 밀포드 지역을 탐험하는 과정에서 상호 협조하는 것은 물론 연장자에 대한 예의를 지켰다. 그래서 연하자는 연장자의 지시나 부탁을 잘 들어줬으며 서로 간의 배려, 양보는 물론 입장을 존중해줬다.

그들이 발견한 두 폭포 가운데 처음으로 발견한 폭포는 맥케이 폭포였다. 이 폭포를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서덜랜드였다. 그럼에도 맥케이 폭포로 명명되었다. 이러한 이유는 연장자를 존중하는 예의를 갖췄기 때문이다. 맥케이가 서덜랜드보다 연장자였던 관계로 서덜랜드가 비록 먼저 발견하기는 했지만 맥케이에게 양보하겠다고 했다. 맥케이도 서덜랜드가 먼저 발견했기 때문에 서덜랜드 폭포로 명명할 것을 충분히 제의했지만 결국 서덜랜드의 양보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래서 맥케이 폭포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이후 두 번째로 더 엄청난 규모의 폭포를 발견하게 되는데, 먼저 발견한 사람은 맥케이였다. 하지만 이미 서덜랜드가 맥케이에게 자신이 첫 번째 발견한 폭포를 양보했으므로 이번엔 맥케이가 서덜랜드에게 양보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서덜랜드 폭포라고 명명하게 되었다. 감동적인 양보의 아름다운 덕행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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