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 새벽 또 다시 '미상 발사체'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10일
 (출처: 연합뉴스)

조의문 수령 3시간만 발사체 사실 알려져

김정은 조의문, 의례적 예우 표시인 듯

당장 남북관계 변화 가능성 희박 전망 지배적

당혹감 감추지 못한 靑… “단거리 발사체, 강한우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상에 조의문을 보낸 지 하루 만에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하는 등 불가측한 행보를 보이며 남북관계가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엔 금새 찬물이 끼얹져졌다. 북한의 급격한 태세전환에 청와대조차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31일 오후 1시 50분 김 위원장이 전날 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의 별세에 조의문을 보내왔다고 발표했다.

고 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30일 문 대통령 앞으로 조의문을 전달해왔다”며 “김 위원장은 강 여사 별세에 깊은 추모와 애도의 뜻을 나타내고, 문 대통령께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9.10.30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9.10.30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수의 예상을 깨고 이례적으로 조의문을 보내면서 남북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사실 최근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평양 원정 경기 시 북한 측의 비협조와,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지시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을 맞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김 위원장의 조의문은 남북 정상의 신뢰 관계의 유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향후 남북 관계와 더 나아가 북미간 관계를 풀어갈 고리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견해가 나왔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조의문 수령 사실을 발표한 지 불과 3시간여 만인 오후 4시 51분 북한이 2발의 발사체를 발사한 것이 알려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오후 평안남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며 “군은 추가 발사에 대비해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곧 청와대는 이날 오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문 대통령은 장례 일정을 마치고 이날 오후 청와대로 복귀했으나 NSC 상임위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출처: 연합뉴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출처: 연합뉴스)

청와대는 북한의 이번 행동의 배경을 두고 서둘러 결론을 내리지 않고 차분하게 진의 등을 파악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NSC 상임위 개최 후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이 단거리 발사체를 발사한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그 배경과 의도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한편 다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김 위원장의 조의 표명이 단순히 예를 차린 것일 뿐, 당장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란 예상이 적지 않았다.

앞서 김 위원장이 지난 6월 이희호 여사 별세 때에도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직접 보내 조의문과 조화를 전달했지만, 이후 남북관계에는 크게 변화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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