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부산 남천성당에서 엄수된 모친 강한옥 여사의 발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눈물을 닦고 있다. 왼쪽은 김정숙 여사.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19.10.31
31일 부산 남천성당에서 엄수된 모친 강한옥 여사의 발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눈물을 닦고 있다. 왼쪽은 김정숙 여사.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19.10.31

文 대통령, 3일간 조사 휴가 후 복귀

현직 대통령 모친상은 사상 최초

문준용·다혜씨, 귀국 후 빈소 지켜

야당 대표에 한해 조문받기로 결정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모친상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장례미사에 이어 장지인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모친을 안장한 뒤 곧바로 청와대로 복귀해 업무를 재개한다.

문 대통령과 유가족은 지난달 31일 오전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마지막 장례절차인 장례미사와 발인을 연달아 진행했고, 장지인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서 고인을 안장했다.

아울러 청와대 측은 이날 빈소 앞에서 기자들에게 “대통령은 오늘까지 3일간 조사 휴가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청와대 ‘즉시 복귀’는 ‘사적 영역이 공적 영역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문 대통령의 원칙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헌정사상 최초인 현직 대통령의 모친상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은 모친의 장례가 시작된 29일 청와대 참모진에게 “(부산에) 절대 내려오지 마라”고 신신당부를 했고, 이러한 뜻을 존중해 노영민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 거의 모두가 사실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부산에 머무르는 최소한의 청와대 인력도 “모친상 때문에 국정 업무에 지장이 생기진 않았으면 좋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를 존중해 부산 장례 수행 기간에 연차를 모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2박 3일간의 장례 기간 동안 빈소에서 차분하고 조용하게 모친을 회고했고 장례 기간 내내 엄격한 천주교식 예법에 따라 위령미사, 연도 등에 참석해 모친을 기리고 추모했다.

조문한 이들에 따르면 빈소는 문 대통령과 김 여사를 비롯해 형제와 조카 등 일가친척 다수가 조문객들을 맞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의 자녀인 준용씨는 물론이고, 외국에 거주 중인 다혜씨도 귀국해 빈소를 지켰다.

문 대통령은 지난 30일 새벽 페이스북에 “다행히 편안한 얼굴로 마지막 떠나시는 모습을 저와 가족들이 지킬 수 있었다”며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다”고 어머니의 임종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장례미사에 참석해 성호를 긋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19.10.31
문재인 대통령이 31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장례미사에 참석해 성호를 긋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19.10.31

문 대통령은 이번 장례식에서 가족장을 강조하며 조문과 조화, 조기 등을 일체를 정중히 거절했다. 이에 많은 수의 정치인이 빈소를 찾았다가 조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문재인 정부 1기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장례 첫날인 29일 늦게 빈소를 찾았으나 조문을 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되돌렸다.

다만 청와대는 30일 오전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배우자인 민혜경씨, 박주현 의원과 함께 위령미사에 참석하고 빈소를 조문하면서 야당 지도자에 한정해 조문을 받기로 했다.

이어 빈소에는 31일 장례미사 전까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윤소하 원내대표, 우리공화당 홍문종 대표 등 야당 지도자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외교사절에 대한 조문도 받기로 해 30일 오후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비롯해 추궈훙 중국·안드레이 쿨릭 러시아·나가미네 야스마사 일본 대사 등이 다녀갔다.

특히 나가미네 일본 대사는 모친상을 당한 문 대통령에게 위로전을 전달한 것이 알려져 경직된 한일관계의 새로운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장례미사에 조전을 보내기도 했다. 교황은 조전에서 문 대통령을 위로하고 모두의 평화를 기원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오후 늦게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빈소를 찾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의 발인이 엄수된 31일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운구차가 빈소를 나서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19.10.31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의 발인이 엄수된 31일 빈소가 마련된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운구차가 빈소를 나서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19.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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