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식궁합’에 맞춘 우리네 밥상 식단(연합뉴스)

성경 속 食 이야기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원근각처에 흩어져 살던 가족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는 민족의 명절 설이 다가왔다. 간만에 모이는 자리인 만큼 먹을거리가 넘쳐나고 먹을 기회 또한 많은 시기다.

음식으로 인해 탈나는 일이 없도록 어떻게 먹어야 좋은지 ‘먹을 식(食)’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밥’이나 ‘먹는다’는 뜻을 가진 식(食)자를 파자(破字)하면 사람 인(人)에 좋을 량(良)이 된다.

즉 음식을 먹는 행위가 사람의 몸을 좋게 만든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지만 모든 음식이 사람을 좋게 하는 것은 아니다. ‘음식궁합’이라는 말이 있듯이 같이 먹으면 상극이 되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아예 먹어서는 안 되는 음식도 있다.

궁합이 좋은 음식은 맛뿐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함께 먹는 것을 권장한다. 돼지고기와 새우젓은 예로부터 잘 어울리는 음식으로 유명하다. 강력한 지방 분해효소인 리파아제가 들어 있는 새우젓이 기름진 돼지고기의 소화를 도와주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같이 먹으면 살균 효과와 철분 흡수를 높여주는 굴과 레몬, 칼슘과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빈혈예방에 좋은 시금치는 역시 철분이 풍부한 조개와 함께 된장국을 끓이면 조혈작용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다.

반면 게장과 꿀은 예로부터 음식궁합이 맞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함께 먹으면 오히려 독이 되는 음식이 있는데 동물의 간과 곶감, 술과 홍시, 시금치와 근대, 쇠고기와 밤, 인삼과 무씨, 생선회와 마늘, 수삼과 생률, 감초와 미역 등도 상극으로 알려져 있다. 신맛이 나는 과일과 단맛이 나는 과일도 함께 먹으면 좋지 않다.

그렇다면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만 주의하면 되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올시다’다. 사람들은 독서를 일컬어 ‘마음의 양식’이라고 말한다. 이를 보건데 육적인 양식 외에도 사람의 정신이나 영을 살찌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의 양식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음식을 잘못 먹어 몸에 이상이 생기면 즉각 그에 상응하는 치료를 받으면 되지만, 영을 움직이는 양식은 당장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더 위험하다. 심지어는 자신이 먹고 있는 것이 독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성경 창세기 3장에 보면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가 나온다. 하나님께서 에덴동산 중앙에 두신 것으로 이 나무 열매의 실과는 먹어서도 안 되고, 만져서도 안 된다. 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는 먹어도 되지만 이 선악나무의 실과를 먹으면 죽게 되니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담과 하와는 보기에도 좋고 먹음직해 보이는 선악나무의 실과를 따먹어버린다. 어떻게 됐겠는가. 아담과 하와의 육은 죽지 않았다. 죽은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그들의 ‘영’이었다.

먹으면 죽는 선악나무가 있다면 반대로 그 실과를 먹으면 영생하는 ‘생명나무’가 있다(창 3:22). 초림 때는 예수님이 생명나무(요 14:6, 요 15:1)이셨기에 예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이 곧 생명나무 실과를 먹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선악나무의 실체는 무엇인가. 그것을 알아야지만 선악나무 실과를 따먹고 죽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16장 11절에 보면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오직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고 당부하시는 말씀이 나온다. 여기에 나오는 ‘누룩’은 떡을 발효시킬 때 넣는 누룩이 아니라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교훈’을 말한 것으로 그 당시 종교지도자였던 그들의 말은 삼가야 할 대상이었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 갚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말(言) 하나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그러니 육의 양식이든 영의 양식이든 사람에게 생명을 주는 것을 골라 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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