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떡국 (사진제공: 떡박물관)

복과 재물 풍성 기원… 떡국, 천지만물의 부활 상징
떡국 두 그릇 먹으면 왜 두 살일까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우리는 예로부터 설날이 되면 떡국을 해먹었고, 지금까지 명절이 되면 의례적으로 떡국을 먹고 있다. 하지만 우리네 조상들이 먹었던 떡국은 단순한 설날 음식이 아니었다.

조선 순조 때의 학자 홍석모가 지은 세시풍속서 <동국세시기>의 정월편에는 ‘떡을 돈같이 썰어 국을 끓여 먹는다’고 하여 새해 첫날 자신의 집안은 물론 손님에게까지 떡국을 먹여 재물이 풍성하기를 기원했다.

20세기 초 사학자인 최남선이 지은 <조선상식>에는 ‘설날의 흰 떡국은 흰색의 음식으로 새해를 시작함으로써 천지 만물의 부활신생을 의미하는 종교적 뜻이 담겨 있다’고 기록돼 있다.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은 “설음식은 새로운 해를 시작하면서 복을 많이 받기를 기원하는 기복(祈福)신앙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설날 아침에는 담백한 흰 떡가래로 떡국을 끓여 먹는데, 이는 여러 의미가 있다.

윤 소장의 말에 따르면 시루에 찐 흰떡을 길게 늘여 뽑는 것은 ‘재산이 쭉쭉 늘어나라’는 축복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가래떡을 둥글게 써는 것은 그 둥근 모양이 마치 옛날 화폐인 엽전의 모양과 같아서 새해엔 1년 내내 재화가 풍족하기를 바라는 소망이 담겨 있다.

또한 설날에 떡국을 먹는 것은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상징이기도 했다. 이에 사람들은 나이를 물을 때 ‘몇 살이냐’고 묻기 전에 ‘떡국을 몇 그릇 먹었느냐’고 대신 묻기도 했다.

얼른 청년이 되고 싶었던 아이들은 떡국을 먹은 만큼 나이도 더 먹는 줄 알고 떡국을 두 그릇 이상 먹기도 했다. 그래서 떡국 두 그릇을 먹으면 두 살, 세 그릇 먹으면 세 살을 먹는다는 속설이 전해져 내려온 것으로 여겨진다.

설에는 떡국 외에도 만둣국, 약식, 약과, 다식, 정과, 강정, 전야, 녹두빈대떡, 편육, 수정과, 식혜, 갈비찜 등 다양한 음식을 먹는다. 그래도 세찬 중에서 가장 으뜸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멥쌀로 만든 흰떡으로 끓인 떡국이어서 설음식의 대표로 꼽는다.

각 지역별로도 떡국의 종류는 다양한데, 개성은 조랭이떡국, 충청도는 생떡국, 이북지방은 만둣국이나 떡만두국을 끓이기도 한다.

자료제공: 떡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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