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야소여대의 정당구조 안에서 목적하는 바가 이루어지지 못하니 주장 강한 제일 야당을 제외한 여야가 선거법을 바꿔서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안건으로 입을 맞추고 있다. 정의당의 심상정 대표는 현재 300석의 의원을 10% 증원할 것을 주장했다. 세비총액은 동결하고 의원 수를 확대하는 안은 오래전부터 논의돼 왔다는 말로 정의당의 의견만은 아니라는 연막을 쳤다. 말이 많아지는 이유는 정개특위 위원장이었던 심상정 대표가 지난 4월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올리면서 의원정수를 더 이상 늘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기 때문이다.

총선은 내년으로 성큼 다가섰고 올해는 단 두 달만 남아있다. 패스트트랙으로 올린 선거법 개정안은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구 의석이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자신들의 입지가 불안하게 되니 의석을 늘려서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말을 번복한다. 자신들의 세력 확보를 두고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가 뭉쳐 의석을 만들어낸 후 관건이 되고 있는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처리하겠다는 계산이다.

개정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는 고질적인 지역주의의 양당제를 바꿔보고자 만들었다. 그런데 의원 수를 늘리면 국정은 잘 돌아갈 수 있을까. 더 많은 의원들이 지역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정책을 펼친다면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다. 그런데 이들도 정쟁을 벌이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을까. 과거에도 그랬지만 매번 국회의원들은 시작은 거창하고 공손하지만 그 끝은 똑같았다. 서로 다른 공약으로 국민들에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은 날아가고 예전부터 보아왔던 정당의 색깔로 물들어 버린다. 당장 20대 국회의원들의 시작점을 보자. 그들이 임기를 시작할 때 무엇을 국민들에게 약속하고 다짐했었는가. 역대 의원들과 다르게 정말 일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들은 역대 국회의원 중 가장 일을 하지 못한 국회의원으로 남게 됐다. 국민들은 또 한번 밥그릇 싸움으로 치고받는 모습을 보았다. 서로 다른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해 국회를 등지고 광장으로 뛰어나와 국민들을 선동하는 야당의 모습을 보았다. 주말이면 광장에 가득 국민들이 모여들어 저마다의 사연을 호소한다. 국정이 잘 운영되면 국민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저마다 자신의 일을 가지고 넉넉한 삶을 꾸려나가면 정치가의 이름이 들썩거리지 않고 풍요로움이 번진다. 이렇게 만드는 정책을 연구하는 모습이라면 모를까 장외투쟁에 자기 목소리만 키우는 의원들이 늘어난다면 누구라도 용납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이 정쟁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가. 국민들에게 의원 수를 늘리겠다는 주장을 펼칠 만큼 충분히 많은 일들을 하고 있었는가. 제안을 주장하기 전에 해당 안이 과연 적합한지 먼저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일이 너무 많아서 사람이 더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일도 안하면서 사람만 뽑겠다니 그로 인한 비용은 누가 감당하는 것인가.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책을 만들어야 할 사람들이 국회는 비워두고 장외로 돌며 목소리만 높이면서 비용만 더 축내겠다는 말밖에 안 된다. 국민들은 어려워진 경기를 함께 이겨낼 일하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 자신들의 입지를 만들려 주장한 선거제가 되레 의석을 불리하게 만들 것 같으니 수를 늘려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약은 수를 쓰려는 모습에 또 실망한다. 주어진 일도 처리하지 못하고 정쟁만 반복하면서 문제만 일으키는 국회의 모습에 국민들의 신뢰는 이미 날아갔다. 따라서 이들이 필요하고 증원돼야 할 의미를 잃어버렸다. 그들에게 특권을 주고 보좌관을 붙여준 것은 그들이 해내야 하는 일의 중차대함을 상징한다. 당리당략에 국정이 뒷전을 차지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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