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네이버가 새로운 글로벌 흐름에 부상하기 위해 분주하게 청사진을 그려나가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글로벌 AI 연구 벨트를 만들겠다며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기술 네트워크를 구축해 미·중 기술 패권에 맞설 새로운 글로벌 흐름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데뷰(Deview·Developer's View)’ 행사에서 완전히 새로운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구상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만큼 인공지능은 미래사회에서 직면해야 할 숙제며 고령화 사회의 국민 건강·독거노인 복지·홀로 사는 여성의 안전·고도화되는 범죄 예방 등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이제는 문화예술 분야도 오리지널 라이센스 작품만 고집하는 관행을 벗어나 4차산업혁명 키워드에 주목해야하며 로봇, AI 등 곧 직면할 미래산업 스토리를 준비하고 생산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급속도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아직은 우리 생활에서는 멀게만 느껴지는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콘텐츠는 얼마든지 영화, 뮤지컬, 연극에서 스토리텔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제는 문화예술인들도 뒷짐만 지고 바라보지 말고 AI 패러다임 변화를 선도하기 위한 현안 과제 분석과 대응전략 모색이 이뤄져야 할 때다.

스필버그 감독이 이미 지난 2001년 영화 AI(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에서 로봇에게 ‘감정’을 주입시키는 로봇공학 발전의 마지막 관문에 대한 이야기를 이미 20여년 전 꺼내 들었듯이,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 우리는 이것을 인지하고 준비해야 한다. 미래 시대에 대한 편리함, 불안감 등 불어닥칠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상상은 결국 영화, 뮤지컬, 연극 등 문화생활을 통해 관객들은 깊게 인지할 수 있다.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 모델은 이미 1980년대 초 국내에서 방영된 미국 드라마 ‘전격Z작전’에서 언지됐다. 사람들은 40여년 전 이 드라마를 보며 미래사회를 그려왔다. 차와 음성으로 소통하고 제어하며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현실에서는 멀게만 느껴진다. SF 영화 속 미래사회가 곧 눈앞에 오고 인간과 교감하는 AI시대에 대해 환영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변화 물결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하고 불안해 떠는 이들도 있다.

무엇이 정답이든지 간에 영화와 연극이 할 수 있는 것은 일반인들이 이 문제에 대해 깊게 고려하고 미리 느끼게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제작되고 미래 사회 속에 인간이란 존재는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지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문화예술 방향성은 틀에 박힌 국한된 주제에서 벗어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인식론부터 앞으로 인간은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방향성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질문하며 고뇌하는 인간의 모습을 심도 있게 다루는 게 중요하다. 어차피 미래사회는 인공지능 및 로봇과 함께 어우러질 수밖에 없다. 일본 미쓰비시 연구소는 2030년이 지나면 생활로봇이 사람과 함께 생활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야 하는 영화 시장은 새로운 미디어 환경과 소비패턴을 고려한 플랫폼 다양화 등 진취적인 사업으로 급변해야 한다. 로봇, 에이아이, 가상현실 등 아직은 한국관객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미래지향형 콘텐츠들을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전략적 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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