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점 규모로 사업지속 어려워”

1년 만에 다시 적자전환 예상돼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한화에 이어 두산도 결국 면세점 사업에 백기를 들었다. 이로써 2015년 말 동시에 신규면세점 특허를 따낸 재벌가 3세들의 야심작 중 신세계를 제외하고는 한화갤러리아와 두산은 면세사업을 철수하게 된다.

두산그룹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면세특허권 반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5월 개점한 두타면세점은 연매출 7천억원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중국인 관광객 감소, 시내면세점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2018년에는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으나 단일점 규모로 사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두타면세점 관계자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해 다시 적자가 예상되는 등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어 특허권을 반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2020년 말까지 사업이 예정된 두타면세점은 특허권 반납 후 세관과 협의해 영업종료일을 결정하게 되며 그때까지는 정상 영업한다.

면세점 업계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세가 대형면세점으로 쏠리는 것도 이번 철수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12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매출 점유율의 80% 이상을 롯데·신라·신세계가 차지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 4조 4332억원, 신라 2조 9701억원, 신세계 2조 930억원 등 빅3 매출만 총 9조 4963억원에 달한다.

특히 면세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보따리상(따이궁)들이 혜택을 쏟아내는 대형면세점으로 몰리면서 송객수수료가 높아지고, 시장구조가 왜곡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자금력이 확보된 대형면세점의 경우 큰 비용을 지출하면서라도 큰손인 따이궁을 잡아둘 수 있지만 갤러리아나 두산은 이를 감당하기 버거웠을 것이란 분석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면세점 송객수수료(고객 유치를 위해 여행사에 지불하는 수수료)는 2015년 5630억원에서 지난해 1조 3181억원까지 증가했다.

앞서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2017년 제주국제공항 면세점 특허권 조기 반납을 결정하며 그해 8월까지만 영업을 유지했다. 원래 예정 종료일은 2019년 4월이었다. 당시 제주공항을 정리하면서 서울 시내면세점(갤러리아면세점63)에만 집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4월 29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이사회 의결을 통해 특허권 반납을 결정, 올해 9월 ‘갤러리아면세점63’의 영업을 종료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2016년 178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후 매년 적자를 거듭해 3년간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면세점 사업을 접는 대신 백화점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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