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0.2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0.28

文대통령 풍자한 애니메이션 비난 자초

이인영 “막무가내 표현” 사과 요구

공천 가산점 철회 등 오락가락 행보

[천지일보=명승일, 임문식 기자] 자유한국당이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지지율 상승에 고무된 채, 잇따른 헛발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한국당이 28일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댄 애니메이션을 공개했지만, 여권 등의 비난을 샀다. 이 영상에는 문 대통령을 겨냥한 임금님 캐릭터가 팬티 차림으로 모습으로 나오고 “신나게 나라 망치더니 드디어 미쳐버렸군”이라는 대사가 나온다. 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경찰차 앞에서 수갑을 차고 등장하자, 문 대통령 캐릭터가 “안 그래도 멋진 조 장관이 은팔찌를 차니 더 멋지구나”라며 조롱하기도 한다.

마지막에는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이것이 바로 끊이지 않는 재앙, 문·재·앙이란다”고 말하며 문 대통령의 이름을 비하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한국당은 이날 ‘양치기 소년 조국’이라는 애니메이션도 공개해 문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29일 “한국당이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무가내 표현을 동원하고, 대통령에게 재앙이라는 모욕까지 퍼부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도 “아무리 험한 정치라도 최소한 금도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 거기에 황교안 대표까지 인형을 들고 나와서 함께한다. 이게 진짜 개그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참여 의원의 공천 가산점 적용 방침을 철회하는 등 당 지도부의 오락가락 행보도 비난을 사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패스트트랙 수사가 다음 총선 출마 의원에게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공천 가산점을 주자고 제안했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국회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60명이다.

하지만 현역 의원에게 가산점을 줄 경우, 인적쇄신에 역행한다는 비난 등이 나오자, 이틀 만에 철회했다.

황교안 대표는 “가산점에 대해 생각해 본 바 없다. 아직까지 우리 공천 기준 논의 중이고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조국 정국’에서 역할을 한 의원에게 표창장을 수여한 걸 두고도 당 안팎의 비난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법을 어기면 벌을 받고 불이익을 받는 것이 우리 국민의 상식”이라며 “한국당은 국회 폭력사태를 저지른 의원에게 상을 줄 것인지, 벌을 줄 것인지 분명히 대답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아도 민주당에선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자성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당은 총선을 대비한 인적쇄신 논의가 없는데다, 물갈이 대상인 중진들이 눈치만 본다는 지적이 있다. 이 때문에 인적쇄신을 위해 당 지도부가 영남권 다선 의원의 불출마를 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