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와당연구가
이재준 와당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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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은 청정함을 상징하며 불교 내세관과 연결된다. 석가나 불보살은 모두 아름답고 화려한 연화좌에 모셔지고 있다. 장엄한 불보살이 가득한 극락세계도 연꽃으로 장식 된다. 고대 궁전이나 사암(寺庵)에서 제일 많이 사용한 무늬가 바로 연화문이다.

고구려가 건축물에 연화문 막새를 사용한 것은 4세기 후반(372AD. 소수림왕 2) 불교전래 이후로 생각 된다. 사서(史書)의 기록을 보면 전진(前秦)의 왕 부견(符堅)이 사신과 승려 순도를 보낸 것으로 되어 있다. 375년 2월에 최초의 사찰인 초문사(肖門寺)를 창건, 순도를 주지로 삼고 또 이불란사(伊弗蘭寺)를 지어, 아도로 하여금 주관토록 했다.

소수림왕 ~ 광개토대왕 시기는 고구려사에서 가장 국력이 왕성한 시기라 할 수 있다. 불교 수용이후 고구려의 궁전 혹은 사암은 종래 권운문이나 짐승 혹은 용문에서 연화문으로 변한 것으로 추정 할 수 있다. 물론 이 시기에도 정신적 상징인 치우(蚩尤) 즉, 용문의 사용은 계속되었다.

광개토 대왕릉 와당 ⓒ천지일보 2019.10.28
광개토 대왕릉 와당 ⓒ천지일보 2019.10.28

중국 지안에 있는 장군총으로 불리는 거대한 고분의 주인공은 광개토대왕이나 장수왕으로 비정되고 있다. 장군총 인근 건물지에서 출토된 여러 점의 토제 명문전이나 규모가 큰 와당을 보아 최고의 왕 무덤일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다.

여기 소개하는 와당은 장군총 출토로 연화문을 소재로 한 가장 대표적인 고구려 와당이다. 고구려 연화문 와당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중앙에는 2조의 원문 안에 도톰하게 돌기 된 원형의 자방이 있으며, 2조의 선으로 여섯 구(區)를 구획했다. 연판은 뾰족하며 각 구에 하나 씩 마련되었다. 각 구에는 연판 끝 좌,우에 정연한 연주(連珠)가 있으며 연판 상면에도 2조의 선문을 배치, 장식을 가미하고 있다.

이 와당은 직경이 22cm나 되어 서까래 크기를 짐작 할 수 있다. 자방경 4cm, 주연폭 2cm, 두께 5cm다. 적색이며 모래가 많이 섞이지 않았다. 뒷면에는 직포 흔이 완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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