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1월 하노이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워싱턴 D.C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베이징 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김영철 당 부위원장. (출처: 뉴시스)
해 1월 하노이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워싱턴 D.C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베이징 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김영철 당 부위원장.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북한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 미국에 연말까지 ‘새로운 셈법’을 가지고 나올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에 이어 27일에는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을 지휘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핵 협상 대표들을 앞세워 미국에 시한을 강조하며 셈법 전환 압박에 나섰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조미(북미)관계가 그나마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형성된 친분”이라며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자기 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 끌기를 하면서 이 해 말을 무난히 넘겨보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비판했다.

담화는 미 행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의 방법론을 북한이 먼저 제시해야 한다는 미국측 관료의 발언을 망발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번 담화에서 ‘올해 말’을 시한으로 강조한 것은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사흘 전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고 한 발언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는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공개적으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볼 것”이라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의 단독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 주변을 거닐며 얘기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또 김 고문은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각별하다’고 평가한 사실을 전했으나 김 부위원장은 양 정상간의 친분도 이제는 흔들릴 수 있다고 말하면서 대미 비난 수위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 측이 미국에게 ‘연말까지 새로운 셈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데는 내년 체제 선전 행사 등이 줄지어 있는 만큼 뚜렷한 결과가 나타나야 하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나 6시간 30분 간의 실무협상을 열었으나 이렇다 할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협상이 끝났다.

스웨덴 정부가 북한과 미국에 2주 내 협상 재개를 제안해 미국은 이를 수락했으나 북한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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