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광대분장을 한 여성이

23일(현지시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 광대분장을 한 여성이 "당신의 농담에 질렸다"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고 반정부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전면 개각을 발표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칠레 국민의 시위가 멈추지 않고 계속되자 고심 끝에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가라앉히기 위해 개각을 단행하겠다며 모든 각료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사회 개혁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칠레 전역에서 일주일 넘게 이어지고 있으며 새 정부를 세우고 시위자들의 요구에 따라 사회 개혁을 도입하기 위해 대통령은 내각 전체를 바꾸기로 했다. 피녜라 대통령은 “나는 새로운 요구에 부딪히고 내각을 재편성하기 위해 장관들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했다”며 “거리에서의 요구를 듣고 있다”고 밝혔다. 개각의 형태는 아직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5일(현지시간)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1백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집회에 참여하며 거리 행진을 벌였다. BBC에 따르면 불평등 시위가 일주일 전에 시작된 이래 최소 17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금요일 행진은 분노한 시위대와 경찰 사이의 심각한 충돌로 이어졌다.

피녜라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우리는 모두 바뀌었다. 칠레 사람들이 칠레를 더욱 공정하게 요구한 기쁘고 평화로운 행진은 미래를 향한 희망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며 한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같은 날 카를라 루빌라 산티아고 주지사는 “적어도 1백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수도에서 행진했다”며 “트위터에서 그는 시위자들이 새로운 칠레에 대한 꿈을 표현했다”고 전했다.

시위대 주최 측은 이번 시위는 1990년 이후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래 가장 큰 시위라고 밝혔다. 시위 참가자들은 거리를 걸으며 냄비를 두드리고 깃발을 흔들며 개혁을 요구했다. 칠레 시위는 메트로 운임 증가로 인해 대학생들이 큰 분노를 느끼며 시작됐고 이어 생활비와 불평등에 대한 불만으로 확대되며 전 국민이 참여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한편 BBC는 산티아고 시위에서 약탈과 방화가 발생했으며 7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구금되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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