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 ⓒ천지일보 2019.7.10

北, 철거요구 통지문 보내 “금강산내 남측시설 철거하라”

‘국제관광문화지구 건설’ 사유… ‘문서교환 방식’ 논의 제안

통일부 제시 ‘창의적 해법’에 관계 새 돌파구로 주목

“남북 간 만남 필요해”… 대화 창구로 활용 가능성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금강산 내 남측 시설 철거를 요구하는 통지문을 25일 보내자 우리 정부는 돌파구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대응의 첫 단추로 정부는 ‘창의적인 해법’을 꺼내들었다.

통일부는 이날 “오늘 오전 북측은 남측 통일부 앞으로 금강산관광 시설 철거 문제를 문서교환방식으로 논의하자는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북한은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우리 정부와 주사업자인 현대그룹에 각각 통지문을 보내 ‘합의되는 날짜에 금강산지구에 들어와 당국과 민간기업이 설치한 시설을 철거해 가기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특히 앞으로의 논의를 문서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은 대면하지 않고 사무적인 이야기만 하겠다는 취지로 북한의 단호한 의지를 엿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어쨌든 당국 간의 만남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실무적인 문제들은 문서교환 방식으로 합의하면 된다는 말을 (북측이 한 것처럼) 인원이나 일정들을 통상적으로 이야기 하고 (이후) 남북 간 만남을 필요하다고 정부는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통위원장실을 찾은 김연철 통일부장관(왼쪽)이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에게 금강산관광지구 남측 건물 철거 등의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0.2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통위원장실을 찾은 김연철 통일부장관(왼쪽)이 윤상현 외교통일위원장에게 금강산관광지구 남측 건물 철거 등의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0.25

또 이 대변인은 “우리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금강산관광사업의 의미를 고려하면서 조건과 환경을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며 “조건에 대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국제정세, 남북협의, 국내적 공감대 형성을 들 수 있겠고,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나가면서 창의적인 해법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일부가 언급한 ‘창의적인 해법’과 관련해 북한이 금강산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을 역이용해 답보 상태에 놓인 남북 관계의 새로운 돌파구로 이용하려는 셈법이 담긴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일방적으로 철거할 수 있는데도 나름의 절차를 갖추려 한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 이 대변인은 북한 의도를 떠나 남북이 다시 대화할 기회가 생긴 사실에 대해 “정부는 남북공동선언이나 판문점선언과 같은 남북 정상간 합의에 대해서 남북이 공통적으로 이행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행과정에서 나오는 이견이 있다면 이런 부분들은 좁혀나가고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을 검토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창의적인 해법을 놓고 대미협상과 연관성을 묻는 취재진에게 이 대변인은 “금강산 현지 방문에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동행한 데 대해 최 제1부상이 북미간 실무협상을 담당하고 있다”며 “현지 방문을 수행한 것을 볼 때 일종의 대미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북한이 일말의 틈을 허용하지 않을 수도 있어 북측의 전향적인 자세를 이끌어 낼 카드도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정부는 여러 상황을 검토해 최대한 신속하게 답신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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