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치료기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방사선 치료기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방사선치료, 치료 목적에 따라 세 가지로

수술 받지 못하는 경우 ‘완치 위한 대안’

[천지일보=박주환 기자] 방사선치료는 수술, 항암 화학요법과 함께 3대 암 치료 중 하나이지만 다른 치료법에 비해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으며 그 만큼 오해를 많이 받고 있는 치료법이다.

본지는 박효정 단국대천안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조교수의 자료를 통해 방사선치료에 대한 오해와 실체를 파악해봤다. 방사선종양학과에 내원하는 환자 및 보호자의 경우 방사선치료는 병이 많이 진행돼 가망이 없는 경우에만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거나 또는 왜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모른 체 내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방사선치료는 치료 목적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말기 암 환자에서 증상 완화를 목적으로 치료하는 경우 및 병의 완치를 목적으로 수술 전 또는 후 보조적으로 방사선치료를 시행하거나 수술 대신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 경우다.

박효정 단국대천안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조교수. (제공: 단국대천안병원)
박효정 단국대천안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조교수. (제공: 단국대천안병원)

◆보이지 않는 칼, 수술을 대신

평소 건강하던 70세 A씨는 최근 건강검진상 전립선 표지자 수치가 증가돼 내원했다. 그는 검사 결과 전립선에만 국한된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았다.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걱정이 돼 방사선치료를 결정했다.

폐암, 췌장암, 전립선암 등 고형 종양에서는 암과 주변 림프절을 확실히 제거했을 때 효과가 가장 좋으므로 수술이 최우선의 치료이다. 하지만 국소적으로 병이 많이 진행돼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수술을 받기 힘든 몸 상태를 가지고 있는 경우, 개인적인 사정으로 수술을 거부하는 경우 등 수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 완치를 위한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 방사선치료이다. 병이 진행돼 수술적으로 절제가 불가능했던 췌장암의 경우 항암 화학요법과 방사선치료를 같이 받음으로써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생명 연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전립선암 등에서 신체 기능을 보존하면서 동일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수술이 가능한 상태임에도 수술 대신에 방사선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모든 부위의 암에 해당하지는 않으며, 각 치료법의 장단점 및 부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의료진과 충분한 상의를 거친 후 치료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수술 받았는데 굳이 방사선치료를?

“수술 받으면 치료가 다 끝나는 줄 알았는데….” 췌장암으로 수술을 받은 40세 여성이 진료실에 들어선 후 처음 꺼낸 말이었다. 수술을 받은 뒤 추가적으로 방사선치료를 권유 받은 경우 병이 수술만으로 치료가 안될 정도로 진행이 됐다고 낙담하는 환자 및 보호자가 많이 있다. 물론 수술 단독으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와 비교할 때 병이 진행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치의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섣부르게 실망해서는 안 된다. 수술을 받았지만 완전히 절제가 되지 않았거나 주위 림프절로 전이가 된 경우, 수술 후 조직 검사 상 원발 조직의 주변으로 병이 퍼진 경우 수술 후 항암 화학요법과 함께 또는 단독으로 방사선치료를 받게 된다. 이러한 치료를 통해 병의 재발을 낮춤은 물론 생존률의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수술 전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 경우도 있다. 췌장암 등에서는 수술 전 완전 절제가 힘들 것으로 생각되는 경우, 수술 전 항암 화학요법 및 방사선치료를 통해 병의 크기를 줄여 수술 시 완전 절제율을 높이고 있다.

◆방사선치료란 대체 무엇?

방사선이란 입자 또는 파동 형태의 에너지가 공기나 매개체로 전달되는 과정으로, 이 방사선을 가속해 에너지를 암세포에 전달해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법을 말한다. 수술과는 다르게 환부를 도려내지 않기 때문에 신체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과 달리 6~7주 정도의 치료기간이 필요하며 한번 치료 시 5~1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방사선이 나오는 동안에는 진단용 x-ray나 컴퓨터 단층촬영처럼 방사선이 눈에 보이거나 냄새가 나는 것은 아니며 통증 또한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방사선치료는 수술과 같이 국소치료법이기 때문에 전신적인 부작용보다는 방사선치료를 받는 부위에 국한돼 주로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때문에 치료 부위가 머리가 아닌 이상 방사선치료 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지지는 않는다. 방사선치료로 인한 부작용은 보통 환자들이 견딜 수 있는 정도로, 치료를 중단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작용은 드물다.

일부 암 치료에 방사선동위원소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일정 기간 격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일반 방사선치료와는 다른 치료방법으로 몸속으로 전달된 에너지는 몸속에 남아 있지 않고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에 같이 지내는 가족에게는 전혀 해가 되지 않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