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미국 호놀룰루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협상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 이후부터 적용할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제2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출처: 외교부) 2019.10.25
23일(현지시간) 미국 호놀룰루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협상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 이후부터 적용할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제2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출처: 외교부) 2019.10.25

이틀간 치열한 수싸움… 3차 회의, 내달 서울 개최

美, 폼페이오 국무·에스퍼 국방 장관, 방위비 간접 압박

내달 스틸웰 동아태 차관보 방한… 지소미아·방위비 논의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내년 이후 적용될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을 위해 하와이에서 이틀간 열린 2차 회의가 24일(현지시간) 마쳤다.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인상 압박이 실무협상에서도 이어졌다. 한국 협상팀은 한미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경제관료로서 첫 협상에 나선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협상대표를 중심으로 한 한미 협상팀은 현지시간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40분까지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방위비 분담금 규모를 놓고 협상을 가졌다. 전날 협상에 이어 이틀째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주한미군 인건비와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 등 3개 항목과 항공모함 등 전략자산 전개비용을 포함한 직간접적 운용비용으로 제시하며 연간 50억 달러(약 6조원)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한국이 분담하는 1조 389억원의 5배를 넘어서는 거대 금액이다.

한국은 한미동맹과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서로 수용 가능한 합의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지난 24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내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이 과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요구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까지 10차에 걸쳐 유지한 SMA 틀 안에서 해야 된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이고, 합리적인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미국의 작전 지원 항목 신설과 전략자산 전개 비용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낸 것이다. 전략자산 전개 비용까지 한국에 전가하는 것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위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2차 회의 결과를 분석한 후 양측의 간극을 어떻게 줄여나갈지 범정부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천지일보DB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천지일보DB

트럼프 행정부는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벨기에 브뤼셀 행사에 참석해 “공동 안보에 무임승차는 있을 수 없다”며 “지정학적 위치나 규모, 인구에 상관없이 모두가 동맹을 방어하고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 그들의 몫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일차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겨냥한 발언이지만 전 세계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압박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캔자스 지역 언론 ‘위치타 이글’ 등과 인터뷰에서 “미국은 미국이 해야 할 일을 분명히 한다”며 “다른 나라들도 전 세계 안보뿐 아니라 자국 안보를 위한 부담을 분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압박 메시지로 풀이됐다.

한미 방위비 협상 3차 회의는 다음 달 서울에서 열린다.

한편 내달 초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방한하는 가운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관측된다. 스틸웰 차관보는 문재인 정부 신남방정책의 협력 강화 방안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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