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 영화 ‘82년생 김지영’ 논란… 우리사회 여전한 ‘젠더갈등’
[이슈in] 영화 ‘82년생 김지영’ 논란… 우리사회 여전한 ‘젠더갈등’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찰의 불법촬영(몰카)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혜화역 시위가 ‘촛불집회’의 상징성을 가진 광화문으로 장소를 옮겨 4일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4
경찰의 불법촬영(몰카) 편파 수사를 규탄하는 혜화역 시위가 ‘촛불집회’의 상징성을 가진 광화문으로 장소를 옮겨 4일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8.8.4

“연봉·승진 남자직원과 차별”

“여직원 커피타는일 당연시”

“해결방안, 의식 변화 필요”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성차별을 여성의 시각으로 그려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개봉된 가운데 우리사회가 여전히 젠더갈등을 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지는 우리 사회에서 젠더갈등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그리고 그 해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살펴봤다.

23일 논란 속에 개봉한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같은 제목의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됐다. 문제는 이 책이 ‘페미니즘 도서’로 낙인찍히며 남녀 갈등의 중심에 섰다는 것. 심지어 책이 ‘남성 혐오를 조장한다’는 비약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러한 책에 대한 비판은 영화로 이어졌다. 제작 전부터 영화는 낮은 평점을 받으며 평점 테러를 당했다. 영화 제작 중단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도 등장했다. 또한 여주인공을 맡은 배우 정유미는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젠더갈등 문제는 이번만 아니라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강남역 살인사건’ ‘이수역 폭행사건’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 ‘곰탕집 성추행사건’ 등 사건이 터질 때마다 후폭풍처럼 따라붙었다. 직장에서도 남녀 간 대립 또는 차별은 여전했다.

회사에 다니면서 차별을 겪고 있다고 말한 김윤미(가명, 30, 여)씨는 “아직도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차별은 여전한 것 같다”며 “실제로 회사에서 겪고 있는 차별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봉도 승진도 남자직원과 차이 나고, 실제로 인사팀 같은 경우에는 남자 사원이 적다보니 여자가 커피 타는 일이 당연시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김근명(가명, 27, 남)씨는 “회사에서 무거운 짐과 정수기물 담당은 항상 남자의 몫인 것 같다”며 “한국 사회에 뿌리내려있는 ‘남자는 울면 안 돼’ ‘남자는 힘이 세야 한다’는 프레임 때문에 더 당연시 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젠더갈등 문제에 대해 남녀성별을 떠나 각자의 생각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화계에 종사하는 김영민(가명, 30, 남)씨는 “우리나라에는 유달리 개인 이전에 성별 프레임을 씌우는 문화가 강한 것 같다”며 “남자와 여자라는 성별 이전에 그냥 그 사람 개인으로 보고 생각하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자회사 생산관리직으로 근무하는 직장인 김승민(가명, 29, 남)씨는 “젠더갈등은 일부의 사람들이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다른 의견을 말하면 ‘다른 성별이기에 이해하지 못한다’ ‘차별받고 불공정하다’고 말하며 같은 성별의 사람들에게 자기의 생각에 지지해달라고 해서 생기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 분위기에 따라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되는 만큼 서로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의 젠더갈등이 여전한 이유에 대해 서로 이해를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은 “젠더 갈등은 남녀가 서로 싸우는 문제가 아니라 여성들이 성차별과 성폭력에 관해서 이야기하는데 그것을 남성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상”이라며 “우리 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는 ‘맨박스(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로 인해 ‘남자가 여자보다 살기 힘들다’고 주장을 하면서 페미니스트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은 남성들이 억울하다는 감정에서 해방되려면 ‘남자다운 건 없다’ ‘남자는 남자다워야 한다’ ‘돈을 많이 벌어야 정말 능력남이다’라는 맨박스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해결책”이라면서 “고정관념의 해체를 얘기하는 페미니즘과 남성해방이 일맥상통하지만, 이해를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구조적으로는 이미 법률이나 교육이나 남녀평등의 시대로 가고 있다”며 “다만 이전에 받지 못했던 교육을 여성들이 받게 되고 이제야 가부장제나 성폭력에 대한 저항이 본격화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인 위치가 낮은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 등 여성들이 남녀평등을 요구하는데, 남자 중에서 그것을 부정하거나 여성 혐오 발언을 하면서 젠더갈등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사회적인 분위기에 맞춰 바뀌지 못한 남자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문지숙 2019-10-24 21:38:21
동감이요 데이트폭력도 남성이 훨씬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