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대행이 2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 하원의 탄핵 조사에 비공개 증언을 위해 경찰의 호위 속에 하원에 도착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대행이 2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 하원의 탄핵 조사에 비공개 증언을 위해 경찰의 호위 속에 하원에 도착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를 조사하는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제공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이 폭로됐다.

BBC는 23일(현지시간) 미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 탄핵조사에서 윌리엄 테일러 주니어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 대행이 22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장을 뒤집는 발언을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父子)를 조사하는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에 군사 원조를 제공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날 하원 탄핵조사에서 테일러 주니어 대사 대행은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부자에 대한 조사 여부에 따라 원조를 중단하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테일러 주니어의 폭탄발언은 우크라이나 원조를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지 않았다는 트럼프의 기존 주장과 완전히 배치된다고 BBC는 전했다.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의회의 증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잘못도 행하지 않았다. 이것은 좌파 의원들과 방치된 관료들로부터의 조정된 시나리오”라고 비난했다.

내년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과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정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지만 아들인 헌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가스 회사 부리스마 홀딩스의 이사회에 합류했다.

이와 관련, 테일러 주니어 대행은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가 자신과 전화 통화를 하던 중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부리스마를 조사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길 원한다”고도 증언했다.

B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과 그 아들을 조사하라고 압력을 가한 사실이 없다며 둘의 대화는 우호적이었고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든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었다.

그러나 하원 탄핵조사에서 테일러 주니어 대행은 백악관 예산 및 관리 직원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 사실을 공개하지 말라고 자신에게 명령했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 테드 리우 민주당 하원의원은 “테일러 대행의 증언 내용은 미국의 대통령이 유죄임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데비 와서먼 슐츠 민주당 하원의원도 “이보다 신뢰성이 있는 증인을 보지 못했다”면서 “전화통화 등 구체적인 것들을 완벽하게 기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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