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생의 교단일기] 상류층 편법 진학의 통로가 된 학종 폐지해야 공정함이 살아난다
[최선생의 교단일기] 상류층 편법 진학의 통로가 된 학종 폐지해야 공정함이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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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용 칼럼니스트

 

한 대학입시 전문가는 “부모의 형편과 능력에 따라 입시 결과가 차이를 보여 계층 간 학력차이가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학종을 없애고 정시를 확대하면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정시로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높다. 수능성적이 사교육비에 좌우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한다. ‘소득수준에 따른 공무원 시험 합격률의 차이’라는 석사 논문도 있다. 부모의 형편과 능력에 따라 편법과 탈법을 쓰지 않고 좋은 대학에 진학하고, 공무원 시험을 잘 봐서 합격하는 게 형평성에 어긋나는 건 아니다.

가구소득만 단순 비교해서 가구소득이 높으면 대학 진학률과 공무원 시험 합격률이 높아 불공정하다는 것은 제대로 된 연구가 아니다. 가구소득이 높은 세대의 부모의 학력과 낮은 세대의 학력을 비교해보면 그 이유를 안다. 부모가 학창시절 공부를 열심히 해 고소득층이 된 집의 아이들은 좋은 진학률을 보이지만 사업이 잘 돼 고소득층이 된 집의 아이들의 진학률은 그리 좋지 않다. 부모가 학창시절 공부를 안 해 저소득층으로 전락한 집안의 아이들의 진학률이 가장 낮다. 단지 소득이 높아 사교육비를 많이 투입한다고 대학 진학률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부모, 환경, 소득 탓하며 노력하지 않으면 현실을 벗어나기 힘들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공평하게 열려 있다. 내가 물려받은 가난을 내 자식에게 대물림 시키지 않으려면 노력해서 극복해야 한다. 단편적으로 분석한 주장이 공정하게 시험으로 선발하는 공무원마저 다른 전형을 도입하려는 명분이 되선 안 된다. 어떤 환경에서도 스스로 현실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해야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

60~70년대 부모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이하 학력이 전부였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오직 본인의 노력에 의해 서울대를 비롯한 학비가 저렴한 국립대에 많이 진학했다. 당시에도 상류층은 개인과외를 했지만, 나머지는 수백명 모아 놓고 강의하는 단과반 수강이 전부였다. 그것마저 받을 형편이 안 되면 독학으로 잠을 줄여가며 공부해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신화를 만들었다. 그때도 학종, 수시가 대세인 입시였다면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신화는 절대 나올 수 없었다. 대통령 딸 마저 서강대에 진학했으니 정말 공정한 입시였다.

정시 수능을 80% 이상으로 확대하는 제도가 상류층이든 하류층이든 학생의 노력여부에 따라 공정하게 대학에 진학하는 방법으로 많은 국민이 원하고 있다. 정시위주 입시가 가장 공정한 제도임에도 전교조가 반대한다고 교육부마저 소극적이다. 전교조도 현행 입시제도하에서는 수시, 학종의 혜택을 더 많이 누릴 수 있는 기득권 위치에 있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학종은 상류층이 스펙 품앗이, 논문 공저자 같은 편법을 동원해 자식을 명문대에 보낼 수 있는 최악의 제도로 변질 됐다. 수능이 우수한 학생을 제대로 선발하지 못하는 제도라 반대한다면 공무원 시험, 사법 시험에도 학종을 도입해야 맞다. 암기 위주 필기시험으로만 교수가 되고 지도층이 된 기득권층이 주장할 말은 아니다.

학종이나 수행평가는 교사의 주관적인 평가가 절대로 개입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훌륭한 제도다. 미국에서 성공한 학종이 우리나라에서 자리 잡지 못하는 이유는 교사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필자도 교직에 있었지만 수행평가에 주관적인 감정이 개입되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하다. 봉사활동도 본래 취지와 다르게 좀 더 나은 스펙을 위한 양질의 봉사활동을 상류층이 나눠 먹기식으로 이용하며 완전히 변질됐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거의 사교육에 의지하지 않는다. 공부는 누가 억지로 머릿속에 집어 넣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학생 스스로 이해하고 공부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해 마음만 먹으면 시공간을 초월해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 공부할 수 있다. 수능 준비로 들이는 사교육비는 학종을 대비한 컨설팅 비용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교육을 통해 권력과 부를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대한민국 부모는 자식을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해 꾸준히 편법과 탈법을 만들어 낸다.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교육의 가치가 바뀌고, 직업에 귀천 없이 대접받는 열린사회가 돼야 하는데 한국 사회는 점점 반대로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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