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시리아 까미슐리에서 철수하는 미군 차량을 향해 감자와 돌멩이를 던지는 주민들. (출처: 뉴시스)
21일(현지시간) 시리아 까미슐리에서 철수하는 미군 차량을 향해 감자와 돌멩이를 던지는 주민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5년 전 환영을 받으며 시리아 북부에 발을 디딘 미군이 야유 속에 떠나갔다.

시리아 북부에 주둔했던 미군 일부가 21일(현지시간) 오전 국경을 넘어 이라크 북부로 이동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자사 기자가 미군을 태운 군용 차량 100여대가 시리아 북부에서 이라크 북부 쿠르드자치지역 도후크 주의 사헬라 국경 검문소를 지나는 장면을 이날 목격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터키와 22일까지 시리아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고 이 기간 동안 미군 병력을 이라크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쿠르드 매체 안하 하와르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쿠르드 도시 까미슐리에서 성난 주민들이 미군의 군용 차량 행렬에 돌과 감자, 썩은 음식을 던지면서 “가라, 이 배신자들”, “미국 반대”, “거짓말쟁이 미국” 등을 외쳤다.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 민병대는 미군의 지원 아래 이슬람국가(IS)와 전장에서 선봉 부대 역할을 했다. 2014년부터 약 1만명이 전사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북부에서 철군을 결정, 터키군의 쿠르드 공격을 사실상 용인했다.

AP통신은 이라크 서부로 옮기는 미군은 700명 이상이고, 나머지 200∼300명은 시리아 남부 탄프(앗탄프) 기지에 잔류한다고 보도했다. 탄프는 시리아, 요르단, 이라크 등 3국의 국경이 만나는 요충지로서, 인근 시리아 유전지대와도 가깝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인이 아니라 시리아 석유를 지키기 위해서 미군을 남긴다고 대놓고 말했다.

그는 21일(미국동부 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석유를 지키는 것 말고는 주둔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고 있는 ‘동맹 배신론’에 대해서는 “나머지 인류와 문명을 위해 우리가 중동에 남아서 쿠르드를 보호해야 한다는 합의가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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