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디딤돌 외교’ 나서
일왕즉위식 참석 일정 시작
24일 아베총리와 10분 면담
징용판결·지소미아 논의 예상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 참석과 이를 계기로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면담하기 위해 22일 오전 6시경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로 성남 서울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 총리는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에 머무르면서 한일 갈등 1년의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집중한다.
이 총리는 먼저 이날 오후 1시 일왕 거처인 고쿄(皇居·황거)에서 열린 일왕 즉위식 참석으로 첫 일정을 시작한다. 이 총리는 출국 전 환송 나온 나가미네 야스마스 주한일본대사와 만나 “상왕(아키히토 전 일왕)의 즉위식에 특파원으로 취재했었는데, 이번에 정부 대표로 직접 참석하게 됐다”면서 “귀한 인연으로 방문하게 돼서 영광”이라고 말했다. 또 “즉위하는 나루히토 일왕과는 이전에 브라질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따뜻하고 친밀하셨던 분으로 기억한다”면서 “한일 관계가 조화롭고 성숙한 관계가 되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나가미네 대사는 “이 총리께서는 일본에서도 잘 알려지신 분”이라며 “특히 일본 언론에도 이번에 방일 소식이 널리 보도됐고 지일파 한국 총리에 대해 기대가 많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그는 “총리의 방일 일정을 보니 일본을 참 잘 아는 분의 일정”이라며 “이번에 가셔서 두루 만나 교류하시고 좋은 성과를 거둬 오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일왕 즉위식 이후 지난 2001년 전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다 숨진 고(故) 이수현씨의 추모비가 있는 신주쿠(新宿)구 JR신오쿠보(新大久保)역과 인근 한인 상점들을 방문한다.
또 이날 저녁엔 고쿄에서 열리는 궁정연회에 참석하며, 나루히토 일왕과 각국 대표들이 1분여씩 인사를 나눌 시간이 마련되기 때문에 나루히토 일왕과 이 총리가 짧은 대화를 나눈다.
특히 주요 일정은 오는 24일 아베 총리와의 면담이다. 한일 최고위 지도자 간 만남은 지난해 10월 한국대법원의 일본징용기업에 대한 개인배상판결 이후 1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나 구두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의지를 나타낼 예정이다. 다만 면담시간은 길지 않고 약 10분으로 알려졌다.
짧은 면담에서 강제징용 배상 해법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등 양국 주요 현안에 대해서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면담 시간이 짧은 만큼 이 총리는 한일 정상 간 대화를 성사시키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주력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 내외가 주최하는 만찬에도 참석한다.
이외에도 이 총리는 방일 기간 일본 정·재계 인사들을 만난다. 정치 인사와 만남에서는 한일관계에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재계 인사와는 일본의 수출 보복 조치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한일경제협력에 대해 대화를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게이오대학에서 ‘일본 젊은이와 대화’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