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3층에서 직원이 휴대용 측정기로 매장내 먼지를 측정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 올 가을 첫 '고농도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가 발령된 이날, 매장에서 측정한 미세먼지(10㎛ 이하)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3㎍/m³, 2㎍/m³로 좋음 수준을 기록했다. (제공: 현대백화점)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3층에서 직원이 휴대용 측정기로 매장내 먼지를 측정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 올 가을 첫 '고농도 미세먼지 예비저감조치'가 발령된 이날, 매장에서 측정한 미세먼지(10㎛ 이하)와 초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3㎍/m³, 2㎍/m³로 좋음 수준을 기록했다. (제공: 현대백화점)

전점포 필터 1만 5천여개 교체

5년간 지속투자해 공기질 개선

길어진 체류시간 고려해 결정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고농도 미세먼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미세먼지 시즌(11~3월)’을 앞두고 현대백화점이 백화점과 아울렛 매장 내 공기 질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다. 백화점과 아울렛에 고객이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실내 공기 질 개선을 통해 보다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 등 전국 15개 백화점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송도점 등 5개 아울렛 점포내 공기 순환을 책임지는 ‘공기조화기’의 필터를 기존보다 먼지 제거 능력이 뛰어난 ‘파인 필터(Fine filter)’로 교체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공기조화기 필터 교체 등 매장 내 공기 질 개선을 위해 향후 5년간 6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이번에 교체된 필터는 20개 점포 전 영업층(197층, 주차장 및 옥외 매장 제외)의 1만 5500여개다. 가로 59.4㎝, 세로 59.4㎝ 크기의 ‘파인 필터’ 1만 5500여개를 펼쳐 놓으면 농구장(420㎡) 13개를 덮을 수 있는데 이는 가정용 공기 청정기의 집진필터(가로 27㎝×세로 32㎝) 6만 4583개를 펼쳐 놓은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번에 설치한 ‘파인 필터’는 촘촘하고 복잡한 섬유조직으로 구성돼 0.4μm(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 미터)보다 입자가 큰 먼지를 90% 이상 걸러낼 수 있다. 이는 대부분의 미세먼지(10㎛ 이하)와 초미세먼지(2.5㎛ 이하)를 걸러낼 수 있는 수준이다.

나길용 현대백화점 총무담당(상무)은 “지난 4월부터 공기 질 개선을 위한 TF를 구성해 공기 순환 시스템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도 먼지 제거 효과가 뛰어난 필터를 찾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왔다”며 “이번 필터 교체로 점포별 미세먼지의 평균 농도가 외부보다 80~90%가량 낮아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보다 쾌적하게 쇼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개선된 실내 공기 질 유지를 위해 매년 필터 교체를 진행하고 월 1회 필터 청소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객 출입구에 대용량 공기청정기와 공기정화 효과가 큰 나무를 비치하는 등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 차단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또한 미세먼지에 취약한 어린이들의 출입이 잦은 유아휴게소 등을 ‘미세먼지 프리존’으로 정하고 산소발생기와 천정형 공기청정기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이 이처럼 매장 내 공기 질 개선에 나서는 건 미세먼지·폭염·혹한 등 기후 변화로 백화점과 아울렛이 쇼핑시설을 넘어 고객이 여가를 보내는 곳으로 바뀌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고객들에게 보다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하겠다는 것은 물론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건강한 일터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이 백화점과 아울렛을 찾는 고객들의 차량 입출차 기록을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고객 체류시간은 2시간 38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분이 늘었고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지난 2013년보다는 49분이나 늘어났다. 특히, 미세먼지가 전국을 뒤덮었던 지난 4~5월(3시간 30분)과 무더웠던 7~8월(3시간 15분)의 경우 체류시간이 유독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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