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전경 (제공:국립현대미술관) ⓒ천지일보 2019.10.21
전시장 전경 (제공:국립현대미술관) ⓒ천지일보 2019.10.21

현대미술관 50주년 기념전
3관 통합 대규모 기획전 마련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20세기 여명부터 현재까지 격동의 한국사와 미술사는 어땠을까. 이를 조명하는 전시가 마련됐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한국미술 100년을 조명하는 대규모 기획전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를 개최한다.

전시는 한국미술 100년을 대표하는 회화, 조각, 설치 등 450여점의 작품을 시대별 1·2·3부로 구성했다. 1900년부터 1950년대를 다루는 1부는 덕수궁관에서, 1950년대부터 현재를 통사적으로 바라보는 2부는 과천관에서, 동시대 한국 사회의 이슈를 다루는 3부 전시는 서울관에서 각각 진행된다.

◆1900~1950년 격동의 시기

‘광장’ 1부는 1900~1950년의 시기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19세기 말 개화기에서부터 일제강점기와 해방을 거치면서 격동하는 시대의 파고 속에서도 ‘의로움’을 지켰던 역사적 인물과 그들의 유산을 살펴봤다.

오래도록 후세에 기억되어야 할 올곧은 인물들의 유묵(遺墨)에서부터, 망국(亡國)의 시대에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고민했던 예술가들의 고민의 흔적이 담겼다. 특히 ‘의로운 이들의 기록’ ‘예술과 계몽’ ‘민중의 소리’ ‘조선의 마음’ 4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예술에 관한 다양한 시각과 입장이 공존한 역동적인 한국 근대사를 조망한다. 채용신, 오세창, 안중식, 김용준, 김환기, 이쾌대 등 작가 80여명 작품 130여점과 자료 190여점이 선보였다.

전시에는 최재덕의 ‘한강의 포플라 나무(1940년대)’와 ‘원두막(1946)’이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일반에 공개된다. 최재덕은 이중섭만큼 그 성품과 화격을 인정받았던 인물이었으나 월북하면서 잊힌 작가다.

을사늑약 체결 후 낙향해 우국지사의 초상화를 주로 그린 채용신의 대표작 ‘전우 초상(1920)’, 의병 출신 화가의 지조와 절개를 보여주는 김진우의 ‘묵죽도(1940)’, 3.1운동 참여 후 수배를 피해 중국을 거쳐 미국에서 유학한 임용련의 ‘십자가(1929)’ 등도 선보인다.

◆1950년~현재, 예술과 삶이란

‘광장’ 2부는 1950년부터 현재까지 예술이 삶과 함께하는 의미를 모색하는 전시다.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를 한국사회와 광장을 통해 되돌아보는 자리로 마련됐다. 전시장은 최인훈의 소설 ‘광장(1961)’에서 빌려 온 ‘검은, 해’ ‘한길’ ‘회색 동굴’ ‘시린 불꽃’ ‘푸른 사막’ ‘가뭄 빛 바다’ ‘하얀 새’ 등 총 7개의 주제로 구성됐다.

소장품을 중심으로 시대별 주요 작품들과 디자인, 공예 및 생활 오브제들이 함께 선보이며 역사와 이념, 시대를 넘어 개인과 공동체를 포괄하는 공간으로 제시된다. 변월룡, 박수근, 이중섭, 이응노, 박서보, 신학철, 서도호, 이불, 크리스티앙 볼탕스키 등 작가 200여명의 작품 300여 점과 자료 200여점을 선보인다.

‘광장’ 3부는 2019년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광장은 어떤 의미를 갖느냐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민주화 투쟁의 역사, 촛불집회를 통해 광장은 역사성과 시의성을 모두 지니며 장소성을 초월하는 특별한 단어가 됐다.

3부 전시는 다원화된 현대 사회에서 광장을 움직인 공동체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개인이 맞닥뜨리는 문제와 상황은 어떤 것인지, 어떻게 극복해나갈 수 있을지 살펴봤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전시와 공연, 온라인 공간, 단편소설집 등 미술관 안팎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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