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간 협조 전례없어 신병인도 가능성 회의적 시각도

(나이로비=연합뉴스) 오만 당국의 입항 허가로 삼호주얼리호 사태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또 다른 피랍 어선 금미 305호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케냐 해상에서 조업을 하던 중 피랍된 금미호는 31일 현재 115일째 소말리아 해적들에 의해 억류돼 있는 상태다.

특히 청해부대의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이 금미호에는 악재로 작용하면서 케냐 몸바사의 한국인 선박대리점 대표 김모씨를 통한 석방 협상도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적들이 금미호 석방을 대가로 요구하는 몸값을 650만 달러에서 60만 달러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호주얼리호 구출 이후 해적들이 연락을 끊으면서 금미호 선원들의 행방조차 묘연해졌다는 것.

특히 말라리아 증세로 위중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기관장 김모씨(68)의 안위조차 확인이 되지 않아 가족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금미호에 타고 있던 선원 43명 중 한국인은 기관장 김씨와 선장 김모씨(54) 등 2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호주얼리를 납치했던 해적 세력이 금미호 한국인 선원들의 신병 인도를 요청했다는 주장마저 제기돼 우려를 낳고 있다.

케냐 몸바사에 본부를 둔 동아프리카항해자지원프로그램(EASA)의 운영자 앤드루 므완구라에 따르면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던 해적들이 지난 28일 금미 305호를 억류하고 있는 해적들에게 선장과 기관장 등 한국인 선원 2명을 자신들에게 넘기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므완구라는 삼호주얼리호 납치 해적들이 청해 부대의 구출작전 중 동료 8명이 사살된 데 대한 보복을 언급하며 이같이 요청했다고 연합뉴스에 알려왔다.

그는 "상황이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앞으로 한국인 인질들에 대해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호주얼리호 납치 해적들이 실제로 보복을 위해 금미호의 한국인 선원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라면 최악의 상황 전개를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소말리아 해적들은 이미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이 성공한 직후 "한국 선박을 납치하면 돈을 요구하지 않고 선박을 불태우고 선원을 죽이겠다"고 협박한 바 있다.

그러나 소말리아 해적들이 개별적인 행동 주체일 뿐 서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전례가 없는 현실에서 볼 때 실제 금미호의 한국인 선원들이 삼호주얼리호 납치 세력에게 신병이 인도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또 므완구라가 과거 해적과의 관계 문제 등으로 케냐 당국의 조사를 받은 전력을 지니고 있음을 들어 이번 `전언'의 신뢰성을 높게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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