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검찰이 경북 영주시 동양대학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씨 연구실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정 씨의 연구실 문이 굳게 닫혀있다. 검찰은 이날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의혹 수사를 위해 조 후보자의 부인이 재직 중인 동양대학교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가 있는 연구실과 사무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내부 문서 등을 확보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 사무실. (출처: 연합뉴스)

졍경심 조사 사실상 마무리

‘뇌종양’ 주장에 고심 거듭

영장 기각 때 후폭풍 상당

영장 포기 시 ‘정치검찰’ 비난

야당 등서 ‘특혜’ 지적 우려도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조 전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마무리하고 신병처리 방향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 측이 건강이상을 호소하는 만큼 검찰의 최종 결정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 16일 6차 소환을 끝으로 정 교수에 대한 조사를 모두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 측이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소환이 더 이상 무의미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은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할 경우 증거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해왔다. 정 교수의 경우에도 자신의 자산관리인을 통해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이 포착된 만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변호인 김종근 변호사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사문서위조 1회 공판준비기일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정 교수는 재판에 불출석했다. ⓒ천지일보 2019.10.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변호인 김종근 변호사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사문서위조 1회 공판준비기일에 들어서고 있다. 이날 정 교수는 재판에 불출석했다. ⓒ천지일보 2019.10.18

그럼에도 검찰은 실제 영장 청구에 있어 고심이 깊다. 정 교수 측이 뇌종양·뇌경색 등 건강이상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진단서와 MRI(자기공명영상) 촬영·판독 결과 등 객관적 데이터를 확인해 수감생활을 견디기 어려운 정도인지를 파악할 방침이다.

앞서 정 교수 측은 검찰에 병명이 담긴 서류를 제출했으나 정식 진단서가 아닌 입퇴원확인서라는 점, 해당 서류를 발급한 병원과 의사 이름 등이 가려진 점 때문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검찰이 어떤 결정을 하든 그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뇌종양 진단이 사실임에도 구속영장 청구를 강행했다가 기각될 경우 다시 한 번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큰 저항에 부딪힐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다.

반면 영장 청구 자체를 하지 않는다면 특혜라는 주장이 거세게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09년 뇌종양 진단에도 구속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유방암 수술과 항암치료에도 구속된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 등의 경우와 비교할 때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전 학장은 국정농단 사건에서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입시·학사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아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차기 검찰총장에 윤석열(59, 사법연수원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청와대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제청을 받고 다음 달 24일 임기가 끝나는 문무일 검찰총장 후임에 윤 지검장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천지일보 2019.6.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천지일보 2019.6.17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시 또 하나의 우려는 ‘정치검찰’이라는 비판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2일 “검찰이 ‘지금까지 (증거가) 없다는 것은 거의 확실하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언론에서는 다음 주쯤 되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한다고 나왔는데 9월 3일 ‘정경심 소환 초읽기’ 기사가 나온 지 40여일째 ‘초읽기’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구속영장 청구를 포기할 경우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 줄 수 있어 상당한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정 교수는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설립과 투자에 개입했다는 혐의 ▲조 전 장관 5촌 조카 조범동(36, 구속기소)씨와 함께 10억원 이상의 투자처 자금을 횡령한 혐의 ▲자산관리인 김경록(37)씨를 시켜 자신의 동양대 연구실과 자택의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자신의 딸 조모씨 대학원 입시를 위해 자신이 재직하는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사문서 위조)했다는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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