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표명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표명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4

비당권파 ‘변혁’에 직격탄

손 대표, 사실상 결별 선언

당 내부 사정, 모두 복잡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바른미래당 지도체제 등을 둘러싼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한 지붕 두 가족’에 이어 결국 분당 수순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당권파 수장인 손학규 대표가 전날인 19일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향해 사실상 결별을 선언하면서 일각에선 ‘시기만이 남았을 뿐’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등 분당을 기정사실화하는 모양새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조국 전 장관 일가 엄정 수사 및 검찰개혁 촉구 결의대회’에서 해당 사안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가겠다는 사람 말리지 않겠다. 갈테면 가라”고 말하면서 “문재인 정권 실정에 한국당 지지율이 좀오르는 것 같으니 거기 붙어서 공천받아 국회의원 공짜로 해볼까 한다”고 비난했다. 손 대표가 비당권파 의원들을 두고 ‘한국당에서 공천받으려는 사람들’이라고 지칭하면서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같은 시간 변혁도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신당 창당 등과 함께 향후 진로를 모색했다. 이날 회동은 장소와 시간조차 외부에 함구한 채 극비리에 진행됐다.

바른미래당 내홍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 4월 보궐선거가 끝난 직후부터다. 하 최고위원 등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바른미래당이 보궐선거에서 한 석도 얻지 못하는 등 참패하자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했다.

손 대표는 5월 “추석 때 당 지지율 10% 미달 시 사퇴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7월 “비당권파의 비협조로 일을 제대로 못했다”는 등의 이유를 대며 사퇴를 유보했다.

5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에선 선거제 개혁에 찬성하는 당권파와 반대하는 비당권파 사이의 갈등이 정점에 달했다. 최근에는 ‘노인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하 의원 징계 문제를 놓고 극한 대립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등 비당권파가 지난달 30일 변혁을 출범하고 독자 행보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분당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아울러 당 윤리위가 비당권파인 하태경 의원에 이어 역시 비당권파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징계를 결정하고 최고위원직을 내려놓도록 함으로써 분당 시계를 앞당긴 양상이다.

다만 이 같은 상황에도 당 내부 사정은 복잡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비당권파에서도 신당 창당을 두고 바른정당계와 국민의당계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고, 당권파 역시 주승용, 문병호 최고위원이 손 대표의 당 운영 방식을 비판하는 등 여전히 당무와 거리를 두면서 최고위원회조차 장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는 총선을 못 치른다는 데에는 당 내부 거의 모든 구성원이 공감하지만, 당내 혼란을 수습할 리더십은 눈에 띄지 않는 채 답답한 모습이어서 과연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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