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의 한 지하철역에서 학생들이 회전식 개찰구를 막고 지하철과 버스 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중에 칠레 경찰이 주변에서 대응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18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의 한 지하철역에서 학생들이 회전식 개찰구를 막고 지하철과 버스 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중에 칠레 경찰이 주변에서 대응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도심이 격렬한 시위로 마비 상태에 빠졌다. 최근 칠레 당국은 지하철 요금을 대폭 인상했고, 특히 돈이 없는 대학생들이 인상 정책에 분노하며 쌓인 불만이 폭발했다.

BBC는 19일(현지시간) 메트로 티켓 인상으로 시위가 격렬해지자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긴급 비상사태가 선포됐다고 보도했다.

많은 고등학생과 대학생들로 주축이 된 시위대는 지하철역 개찰구를 뛰어넘고 도심 속 지하철역을 공격했으며 화재를 일으키고 교통을 차단했다. 산티아고 도시 전체는 마비됐으며 교통 체증으로 수만명의 통근자에게 광범위한 피해를 입혔다고 BBC는 전했다.

BBC에 따르면 시위대는 돌을 던지고 경찰 차량을 공격했으며 적어도 버스를 불태우고 자전거를 경찰차에 던지며 분노를 표출했다.

폭동 진압 경찰은 시위대 규모가 더욱 커지자, 일부 시위대에게 최루가스와 곤봉을 휘두르며 위협했다.

정치 평론가들은 청년들의 이러한 불안은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가난하고 불평등한 국가의 민낯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약 6백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산티아고에서 생계비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고 있으며 청년들은 강력한 경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6일 칠레 메트로 당국은 지하철요금을 러시아워 기준 830페소(1.17달러, 약 1380원)로 인상했다. 최근 몇 년간 인상 폭 중 최고였으며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비싼 요금이라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시민들 중 학생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BBC는 이번 시위의 중심은 학생들이라며, 수천명의 대학생이 조직적이고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은 무임승차 투쟁을 벌이는가 하면, 지하철 역사의 회전문을 파손하거나 지하철 차량의 비상 브레이크를 작동시켰다.

칠레의 세바스티안 피네라 대통령은 텔레비전을 통해 긴급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공공질서와 공공 및 민간 재산의 안전을 보장하려 한다”며 “공공질서를 해치는 시민은 법에 의해 대처할 것이며 운임 인상으로 영향을 받는 시민의 고통을 완화시키기 위해 대화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물 파손 행위를 저지르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 이것은 항의가 아니라 범죄이다”고 경고했다.

BBC는 현재 얼마나 많은 시민이 구금되거나 부상을 당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지금 당장은 시위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요금 인상을 취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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