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 촉구 대규모 장외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집회는 지난달 31일 이후 3주만이다. 한국당은 집회 후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까지 가두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20일 조 장관의 고향인 부산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천지일보 2019.9.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 촉구 대규모 장외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번 집회는 지난달 31일 이후 3주만이다. 한국당은 집회 후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까지 가두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앞서 한국당은 지난 20일 조 장관의 고향인 부산에서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천지일보 2019.9.21

 

정성호 “조국 갔지만 후안무치한 인간만 남아”

김해영, 지난 16일 여당 지도부 중 최초로 사과

한국당, 범야권 투쟁 동력 유지·지지율 상승 노려

19일 집회 ‘규탄대회’→ ‘보고대회’로 변경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고,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을 이어가며 범야권 투쟁 동력 유지와 지지율 상승을 노리는 양상이다.

지난 16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해영 최고위원은 “서초동 집회와 광화문 집회에서 보듯이 국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국민의 갈등이 증폭되고 많은 국민께 심려를 끼쳤다”며 “집권 여당의 지도부 일원으로서 대단히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조 전 장관의 사퇴 이후 당 지도부 최초로 유감을 표했다.

비문 성향의 3선 중진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은 갔다. (하지만 남은 사람들이) 후안무치한 인간들뿐이니 뭐가 달라지겠는가”라며 “책임을 통감하는 자가 단 1명도 없다. 이게 우리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고 있지 않다.

조 장관 사퇴 이후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조국 장관 사퇴와 민주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당 대표의 무능이다”, “능력 없는 지도부가 전원 사퇴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아무 일 안 한 이해찬 사퇴하세요” 등의 볼멘소리가 잇따라 등장하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의 사퇴 이전까지는 보수와 개혁의 세력 대결 양상이 전개된 만큼 ‘내부 총질’을 자제해 왔지만, 조국 사태가 1차적으로 정리된 상황에서 당청 핵심 인사들 중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15일 오전 경남 진주시 경상대학교 가좌캠퍼스 GNU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2019년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5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15일 오전 경남 진주시 경상대학교 가좌캠퍼스 GNU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2019년도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5

반면 제1야당인 한국당은 조 전 장관의 사퇴 여부와 상관없이 오는 19일 광화문 장외집회를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지난 15일 결정했다.

조 전 장관의 전격 사퇴로 장외투쟁의 최대 목표가 이뤄진 만큼 집회 역시 취소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당 지도부가 집회 재개를 결정한 것은 조국 정국에서 마련된 범야권 투쟁 동력을 유지하고 지지율 상승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국정감사중간점검회의에서 “성난 민심이 고작 조국 사퇴만을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했다면 크게 잘못 생각한 것”이라며 “10월 항쟁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당내 일각에선 조국 사퇴로 지난번 광화문 집회와 비교해 참가자들이 현저하게 줄어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YTN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7~8일, 10~11일간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2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당 지지율이 34.4%를 기록하면서 민주당(35.3%)을 0.9%p 차로 바짝 뒤쫓는 모양새다.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실제 광화문에 집회 시설을 설치하고 진행하는 데에만 1억원 가까운 비용과 각 지역구에서 차를 대절해 올라오는 비용까지 따지면 수억원의 돈이 들어가지만, 한국당은 장외투쟁으로 지지율 상승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에 장외 투쟁을 포기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또 오는 19일 집회부터 ‘규탄대회’가 아닌 ‘보고대회’로 집회 형식을 바꿀 예정이다.

그동안은 문 대통령과 조 전 장관에 대한 규탄 연설과 청와대까지의 가두 행진 방식으로 집회가 이뤄졌다면 이제부터는 가두행진 등의 퍼포먼스는 제외하고 정부의 경제·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과 대안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장악저지 및 KBS수신료 분리징수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언론장악저지 및 KBS수신료 분리징수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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