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조국 장관이 전날 사퇴함에 따라 이날 법무부 차관이 나와 증인으로 섰으며 ‘법무부 장관’ 명패가 한쪽으로 치워져 있다.ⓒ천지일보 2019.10.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조국 장관이 전날 사퇴함에 따라 이날 법무부 차관이 나와 증인으로 섰으며 ‘법무부 장관’ 명패가 한쪽으로 치워져 있다.ⓒ천지일보 2019.10.15

청와대, 후임 신속 인선 방침

검찰개혁 열기 이어갈 목적

청문회 통과 수월한 의원 가능성

[천지일보=홍수영·이대경 기자] ‘포스트 조국’의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로 공석이 된 자리가 얼마 못가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차기 장관은 한껏 달아오른 검찰개혁의 열기를 수용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적절히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하는 등 차기 법무부 장관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16일 정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가 조 전 장관 후임 인선을 서두를 전망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던 ‘소규모 동반 개각’ 대신 법무부 장관 빈자리만 빠르게 메우는 ‘원포인트’ 개각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는 검찰개혁 분위기가 갖춰진 이 시점에 빠르게 검찰개혁을 주도해 나갈 법무부 장관의 빈자리가 길어지는 걸 원치 않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다는 분석이다.

다른 부처와 함께 새 장관 인선에 들어갈 경우 자칫 함께 일정이 늘어지며 검찰개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사의를 표명한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4

이처럼 차기 법무부 장관은 조 전 장관의 뒤를 이어 검찰개혁을 강력하게 밀어붙여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기다리고 있다. 조 전 장관도 지난 14일 법무부를 떠나면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속하게 인선이 마무리 되면서 검찰개혁을 동력을 꺼트리지 않고 추진할 수 있는 인사들이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그나마 수월하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현직 국회의원 등이 그들이다.

국회에선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나 박범계 의원의 이름이 언급되고 있다. 두 의원 다 여당 소속 의원이라는 점에서 검찰개혁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고, ‘의원불패’라고 불릴 만큼 현역 의원의 인사청문회 통과 확률이 높은 만큼 빠르게 빈자리를 메우려는 문 대통령 의도와도 맞는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법무법인 하나의 강신업 변호사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앞으로의 검찰개혁은) 국회의 시간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조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선 정치력을 갖춘 장관이 필요하다”며 정치인 출신 장관이 기용될 가능성을 점쳤다.

다만 전 의원은 차기 법무부 장관 제의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김오수 법무부 차관의 승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임 장관인 박상기 장관 때부터 법무부 차관으로 지내며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 방안에 대한 이해도가 깊고, 현직인 만큼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다만 김 차관의 경우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냐는 주장도 나온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4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23일 PC 하드디스크와 업무 관련 기록 등을 확보하기 위해조국 법무부 장관의 방배동 자택을 압수수색 했다. ⓒ천지일보 2019.9.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24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23일 PC 하드디스크와 업무 관련 기록 등을 확보하기 위해조국 법무부 장관의 방배동 자택을 압수수색 했다. ⓒ천지일보 2019.9.24

한 법조계 인사는 “조 전 장관도 사퇴한 시점에서 윤 총장이 자체 개혁안을 계속 내놓는 등 그의 구도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김 차관의 승진으로는 윤 총장과의 대결 국면에서 약한 감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기 장관으로 누가 오더라도 검찰개혁의 상징과도 같던 조 전 장관 사퇴로 검찰개혁 동력이 약해질 거란 우려가 있다. 다만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법무부는 “사임 의사를 밝힌 조 전 장관이 그동안 진행해 온 검찰개혁, 법무 혁신, 공정한 법질서 확립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법무행정에 빈틈이 없도록 흔들림 없이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 취임과 함께 출범한 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도 조 전 장관 사퇴 당일 오후 김남준 개혁위 위원장이 직접 “위원회는 ‘법무검찰개혁위원회 규정’에 의해 설치된 독립기구로, 위원장과 위원의 임기는 1년으로 정해져 있다”며 “위원회는 모든 국민이 염원하는 법무검찰 개혁을 흔들림 없이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개혁위 소속 한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위원들의 의견은 다르지 않다. 새 장관이 누구든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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