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의 해병대 국정감사에서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이 답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9.10.16
국회 국방위원회의 해병대 국정감사에서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이 답변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9.10.16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해병대사령관 밝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함박도, 北 요새화

해병사령관 “함박도 유사시 초토화 계획 세워”

의미 축소한 국방부, 北 눈치보기 비판 받을듯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이승도 해병대 사령관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섬인 함박도에 대해 2017년 당시 “유사시에 초토화 계획을 세웠었다”고 밝히면서 최근 국방부와 상반된 주장이 나와 후폭풍이 예상된다.

앞서 국방부는 함박도에 설치된 북한의 레이더가 군사용이 아닌 일반 상선이나 어선에 장착하는 항해용 레이더로 평가하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이 사령관의 이번 발언은 북한이 함박도를 요새화하는 것을 경계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대조적이다.

15일 경기 화성시 해병대사령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청원 무소속 의원이 “북한 선박이 함박도에 접안할 당시인 2017년 어떤 조치가 있었나”라는 질의에 이 사령관은 “특이사항이라서 말도에 있는 TOD(열영상감시장비)를 고정으로 지정해 감시하면서 접안 활동을 실시간 보고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답했다.

그 당시에는 전진구 전 해병대 사령관이 있었고 이승도 현 사령관은 해병대 2사단장을 담당하고 경기 김포, 강화 지역을 책임지고 있었다.

서해 NLL은 수도군단과 17사단, 인천해역방어사령부, 해군 제2함대사, 해병대 제6여단, 공군비행단, 해경 등이 방어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해병대도 함박도와 무관하지 않다.

이 사령관은 “(함박도에) 점점 활동이 많아지고 나중에는 건축물과 레이더가 설치됐다”며 “말도 관측, 화력 유도, 침투까지 우발적인 상황을 대비해서 말도를 요새화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말도에 방어를 강화해 병력을 추가 주둔하고 함박도에 대해서 유사시 초토화 시킬 수 있도록 해병 2사단 화력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북한의 함박도 요새화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말해왔다.

지난달 4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함박도에 신형 방사포 등을 배치하는 것이 9.19 군사합의 위반이 아닌가’라는 질의에 “합의 위반이 아니다”며 “군사합의는 일정 구역을 완충 구역으로 하고 기동 훈련과 포사격을 완충 구역에서 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국방부는 함박도에 설치된 레이더가 민간선박 감시시설이어서 군사적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이 사령관의 이번 발언은 군이 함박도의 위협성을 인지하고 군사적 대응까지 준비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사령관은 “함박도에 북한군이 주둔하지 않았을 때는 위협적이지 않았지만 감시장비와 레이더와 소대가 주둔하기 때문에 당연히 위협적이라 생각한다”며 “이에 대비해 감시장비를 통한 관측 등 방호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해 NLL 인근 섬 함박도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서도면 말도리 산97’이라는 한국의 행정 주소가 부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곳에 북한 군사시설이 관측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달 16일부터 민관합동검증팀을 구성해 현장 확인을 진행했고 검증팀은 함박도는 정전협정상 ‘황해도-경기도 도경계선’ 북쪽 약 1㎞에 위치했고 서해 NLL 좌표를 연결한 지도상의 선과 실제 위치를 비교한 결과 서해 NLL 북쪽 약 700m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날 9.19남북군사합의 이후 해병대 훈련이 줄어든 점도 지적됐다.

자유한국당 이주영 의원은 “남북군사합의 이후 그간 해오던 훈련을 하지 않으면 전력 공백이 우려된다”며 “합의를 위반하지 않는 수준에서 적극적으로 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정종섭 의원은 “다연장 로켓포 천무 사격 훈련 현황을 보면 지난해 120발 사격이 예정됐지만 실시되지 않았다”며 “남북군사합의로 사격 훈련이 제한·축소되면 훈련 역량을 유지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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