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생의 교단일기] 노후 편하게 보내려면 자식을 독립적으로 키워야 한다
[최선생의 교단일기] 노후 편하게 보내려면 자식을 독립적으로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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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용 칼럼니스트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가리켜 밀레니얼 세대라고 부른다. 이들은 컴퓨터가 일상화된 시대에 태어나 IT기기에 능통하며, 대학 진학률이 80%이상 된다. 대학을 졸업할 즈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해 고용 감소, 일자리 질 저하 등을 겪어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꼭 밀레니얼 세대가 아니라도 60대의 부모가 벌어 독립하지 못한 20~30대 자식에게 생활비를 주며, 부모의 노후를 위협받고 있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본다. 자식을 독립적으로 훈육하지 못한 부모의 자업자득이다. 자식교육에는 정답이 없다고 하지만 모범 답안은 분명히 있다.

며칠 전 악동뮤지션으로 유명한 두 남매의 이야기를 방송에서 봤다. 선교사인 부모를 따라 몽골로 이주해 어린 시절을 보냈는데, 학교 다닐 돈이 없어 홈스쿨링으로 공부를 해 최종 학력이 중학교 검정고시라고 한다. 학교와 공부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몽골의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상상하며 악기와 노래를 즐긴 성장과정이 그들의 독특한 음악성을 길러준 원동력일 것이다. 오빠는 공익판정을 받았음에도 해병대를 자원해 군복무를 마치기도 했다. 부모로서 자식에게 꼭 많은 것을 주어야만 잘 성장하는 것이 아님을 본보기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부모의 훈육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대변된다. 하나는 자식에게 식사, 설거지, 청소 등 집안일을 전혀 시키지 않고 부모가 다해주며 과보호로 키우는 방식이다. 대학생이 되도 헬리콥터 맘이 돼 공부에 간섭하고, 직장에 취직해도 부모가 차를 사주며 용돈을 보태준다. 또 하나는 어릴 때부터 설거지, 청소, 식사 준비 등의 적당한 역할을 주며 독립적으로 키우는 방식이다. 대학생이 되면 아르바이트를 시키고 직장에 취직하면 아예 집에서 내보내 독립을 시킨다.

과보호는 자식을 유약하게 만들고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부모만 바라보며 해결해주길 바라게 만든다. 성인이 돼도 독립하지 못한 자식은 결국 부모의 발목을 잡아 부모의 삶마저 불행하게 된다. 반면 독립적으로 키운 자식은 어려운 난관을 스스로 헤쳐 나가며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한다. 부모도 자식에게 쏟을 노력을 자신들의 삶을 위해 투자할 여유가 생겨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

엄마가 젊을 때는 자식을 위해 다 해주며 뿌듯함과 행복감을 느끼겠지만, 엄마가 늙어 자식의 도움이 필요할 때 자식은 저 멀리 달아나 있고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존재가 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부모는 자식이 자라면서 넘어지고, 떨어지고, 실패해도 격려를 해주며 다시 일어설 힘만 주면 된다. 실패가 안타까워 과도하게 개입하면 부모의 도움 없이 세상을 살 수 없는 의존형 인간으로 성장하게 된다. 자식이 실패해 아파하는 것을 그냥 지켜만 보는 것이 가슴 아프지만 스스로 헤쳐 나가도록 지켜보는 것이 옳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 판단하고 경험해본 일이 많을수록 지혜로운 삶을 살 수 있다.

어려서부터 배를 곯아 빈곤에 단련된 부모세대와, 배는 곯지 않는 풍족한 세상에 태어나 살아온 밀레니얼 세대와 접점을 찾기는 상당히 어렵다. 대학교 졸업장만 있으면 취직되던 부모세대가 학점, 외국어, 자격증까지 갖출 스펙이 너무 많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노력이 부족하다”는 말은 삼가야 한다. 부모와 같이 사는 젊은 세대도 아무 생각 없이 삶의 목표마저 없이 살지 말고, 최소한 자신의 역할을 하며 하루라도 빨리 독립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어릴 적 “아버지가 수저를 들기 전에는 너희들은 절대로 먼저 수저를 들어선 안 된다”는 엄마의 가르침은 아버지를 가장으로 존경하게 만들었다. 대학을 나온 자식이 초등학교도 제대로 못 나온 아버지를 위대한 존재로 인정하게 만들었다. 자식들이 올바른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한 집안의 어른 역할로 아버지의 자리를 엄마가 만들었다. 지금처럼 자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아버지를 무시하도록 만드는 것은 자식을 망치는 길이다.

자식이 성인이 되면 동등한 성인 관계로 “부모도 초보라서 실수가 많았다”고 고백하고 자식에게 잘못한 건 사과해야 한다. 자식을 성인으로 일찍 대접할수록 자식도 책임감을 느껴 일찍 독립하려 한다. 정신적으로 먼저 독립을 해야 경제적으로 독립이 가능하다. 독립하지 못하는 자식을 타박하기 전에 부모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과정이 잘못됐는데 결과만 갖고 자식을 나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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