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군과 철원군에서 발견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야생멧돼지 폐사체. (제공: 환경부)
연천군과 철원군에서 발견된 아프리카돼지열병 감염 야생멧돼지 폐사체. (제공: 환경부)

연천·철원 DMZ 이남 멧돼지서 바이러스 확인

[천지일보=이수정·김정수 기자] 경기도 연천군과 강원도 철원군에서 발견된 야생 멧돼지 폐사체 2마리에서 12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전국적인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비무장지대(DMZ) 철책 이남의 살아있던 야생 멧돼지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된 만큼 멧돼지로 인한 전파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로 인해 북한과 접경지역 전체로 바이러스가 이미 퍼졌을 것이란 염려도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경기 연천군 왕징면 강서리에서 살아있는 채로 발견한 1마리와 강원 철원군 원남면 진현리에서 페사체로 발견된 4마리 중 3마리를 국립환경과악원에서 정밀 분석한 결과 연천군과 철원군 각 1마리씩 2마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이날 밝혔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점검회의에서 “화천, 양구, 인제, 고성 등 접경지역 지자체는 야생멧돼지로부터 돼지열병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지금보다 한층 더 강화된 방역 조치를 즉시 시행해 달라”고 말했다.

GOP 철책 일대 돼지열병 방역하는 장병들【양구=뉴시스】27일 육군 21사단 GOP 장병들이 강원 양구군이 지원한 휴대형 소독용 살포기를 사용해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철책 일대를 방역하고 있다.
GOP 철책 일대 돼지열병 방역하는 장병들【양구=뉴시스】27일 육군 21사단 GOP 장병들이 강원 양구군이 지원한 휴대형 소독용 살포기를 사용해 아프리카 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철책 일대를 방역하고 있다.

이번에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된 멧돼지는 모두 전날인 11일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내에서 군인이 발견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했다.

연천에서 발견된 개체는 지난 11일 오후 1시 45분쯤 군인이 하천변에서 비틀거리는 멧돼지를 목격한 것이다.

철원에서 발견한 개체는 같은 날 오전 7시 30분쯤 폐사체 1개체를 발견한 후 사단의 지시에 따라 인근을 추가 수색한 지 3시간 만인 오전 10시 55분쯤 3개체를 더 발견해 총 4개체를 철원군에 신고했다. 이중 1개체는 지뢰 지역 내에서 백골화가 진행돼 3개체의 시료만 확보했다.

야생 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멧돼지 전파설’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멧돼지는 하루 15㎞도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멧돼지가 전국을 누빌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방역은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워졌다.

애초 방역당국은 파주·김포·연천 지역 내 모든 돼지를 ‘예방적 살처분’해 돼지열병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으려 했다.

이 과정에서 연천 내 양돈인들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한다며 대거 반발하기도 했다.

[천지일보 파주=신창원 기자]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농장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지 닷세째인 21일 오전 해당 농장에서 한 관계자가 밖으로 나오고 있다.ⓒ천지일보 2019.9.21
[천지일보 파주=신창원 기자]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농장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지 닷세째인 21일 오전 해당 농장에서 한 관계자가 밖으로 나오고 있다.ⓒ천지일보 2019.9.21

하지만 DMZ 이남 지역 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동시 검출되면서 남쪽의 사육 농가까지 바이러스가 깊숙이 퍼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게 됐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우리 쪽 철책이 견고하기 때문에 DMZ 내 멧돼지의 남쪽 이동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환경부는 다른 매개체로 인한 간접 전파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놓고 있다.

송형근 환경부 자연환경정책실장은 “국내 멧돼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됨에 따라 아프리카돼지열병 대응에 심각한 위기상황이 됐다”며 “추가 확산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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