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위대가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지나고 있다(출처: 뉴시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위대가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지나고 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반정부 시위를 취재해온 라디오 방송 기자 네에미 조세프가 최근 총에 맞아 숨진 채로 발견되면서 아이티 국민의 반정부 시위는 날로 고조되고 있다.

BBC는 12일(현지시간) 아이티에 있는 수만 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거리에 쏟아져나와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궁으로 행진하면서 경찰과 충돌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중순부터 아이티에서 모이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지금까지 17명이 숨지고 200명 이상 다쳤다고 BBC는 전했다.

행진하는 시위대는 거리에서 유리창을 깨고 타이어를 태우고 진압경찰에 돌과 병을 던졌으며, 경찰은 최루탄 발사로 맞섰다.

10일(현지시간) 조세프 기자는 총상을 입은 채 차 안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시위 현장을 전 세계에 보도했던 저명한 기자가 살해되면서 경제 불안,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티 국민은 폭발했으며 앞으로 시위는 더욱 격렬하게 진행될 것으로 BBC는 내다봤다.

시위자들은 식량문제, 연료 부족과 인플레이션 악화의 책임을 물어 모이즈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일에도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의 즉각 사임과 유엔 등 외부세력의 개입 중단을 요구하는 거리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시위는 수도 포르프랭의 공항 근처에서 시작됐고, 시위대는 인근의 유엔 사무소로 행진했다.

다른 시위대는 모이스의 거주지로 이어지는 곳으로 행진했지만 경찰은 공포탄과 최루탄을 발사하며 군중을 몰아내고 있다.

시위자 클로드 진은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우리는 모이즈 대통령에게 새 아이티를 건설하기 위해 사임해야한다고 강력히 요구한다. 국민은 이 나라에서 너무 많이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모이즈 대통령은 사임 요청을 거부하면서 “국가를 무장 갱단과 마약 밀매업자의 손에 넘기지 않겠다”며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사망한 조세프 기자는 이전부터 아이티 정치인들로부터 위협받고 있었고, 사망 동기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인구 1100만명의 아이티는 국민의 60%가 하루 2달러를 채 못 버는 극빈국으로 최근 시위가 격화돼 학교를 통한 식량지원 프로그램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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