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철도파업에 발 묶인 시민들… “표 어떻게 바꿔야 할지 막막”
[르포] 철도파업에 발 묶인 시민들… “표 어떻게 바꿔야 할지 막막”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후 서울역 내 전광판에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운행 중지 등의 알림 내용이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후 서울역 내 전광판에 파업에 따른 일부 열차운행 중지 등의 알림 내용이 나오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1

코레일사장, 대국민사과 발표

“문자 못 받아 취소된 줄 몰라”

“국민 위해 파업은 하면 안 돼”

[천지일보=이수정·최빛나 기자] “아니, 기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최우선 아닌가? 자기들 맘대로 파업하면 어떡해!”

11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사 안에 이른 오전부터 갑자기 고성이 들려왔다. 고함을 치던 한 남성은 갑작스런 열차표 취소에 철도사무실에 직접 가서 항의하겠다며 격분했다.

이날 철도노조가 오전 9시부터 14일 오전 9시까지 4일간 파업에 들어간다고 발표하자 열차를 이용하려는 승객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게시판에 부착된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열차운행 조정 알림표를 보고 승객들은 어찌할 줄 몰라 했다.

철도노조 파업 소식에 한국철도(코레일) 측도 이에 대한 대책에 들어갔다. 손병석 한국철도 사장은 대국민 사과문과 운행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역내 승합실 TV를 통해 대국민 사과 영상을 보는 승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대국민 사과문 방송을 보던 일부 시민은 “승객의 불편함을 어떻게 해소할 거냐”라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휴일을 앞두고 기차 사용을 계획했던 승객들은 줄 이은 열차운행 취소 소식에 망연자실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열차운행 조정 안내문을 읽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열차운행 조정 안내문을 읽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1

올해 환갑을 맞아 오랜만에 딸과 함께 부산으로 여행을 가기 위해 표를 예매했다던 김영애(가명, 61, 여, 경기 의정부)씨는 갑작스러운 철도 파업으로 인해 표가 취소돼 못 가게 됐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그는 “엊그제 뉴스를 보고 파업한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안내 문자를 받지 못해 열차가 취소된 줄도 모르고 그냥 왔다”며 “표가 취소됐으면 미리 문자를 줘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방에 가면 표 받는 사람이 없다며 노조 파업에 대해 불편함을 호소하던 임영창(가명, 80, 남, 서울 마포구)씨는 갑작스런 열차 운행 중지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임씨는 “직원들을 위해서는 파업을 해야 하지만 국민을 위해서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영(38, 남, 부산 사하구)씨는 “부산으로 가는 8시 30분 기차표를 예매했는데 취소된 것 같아 확인하러 나왔다”며 “오늘 부산에 꼭 내려가야 하는데 기차표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며 막막해했다.

김씨는 코레일에서 제시한 열차 대체운행이 제대로 안 되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렇게 못 갈 줄 알았으면 차라리 차를 끌고 오던지 할 걸 그랬다”며 “내려갈 수만 있으면 다행일 것 같은데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난감하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표를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2019.10.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표를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2019.10.11

철도노조가 파업했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표를 끊기 위해 나왔다던 최영구(가명, 70, 남, 서울 중구)씨는 “해마다 노조에서 파업을 해서 솔직히 짜증난다. 피해를 보는 사람은 결국 시민 아니냐”며 “많이 답답하고 화가난다. 지금 사회가 살기 힘든 건 마찬가지인데 자기들만 살려고 그러는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분노했다.

철도 파업으로 인해 열차 운행시간이 제한되자 기차표 예매하는 데 발등에 불 떨어진 승객도 보였다. 오후에 전주행 기차를 예매해야 한다는 신미자(가명, 62, 여, 전주)씨는 매표소 앞에서 초조해하며 “전주행 기차 시간 문의할려고 코레일 사무실에 전화해도 받질 않는다. 그저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최희(가명, 30, 여, 서울 용산구)씨는 대전에 있는 친구에게 병문안을 가기로 예정돼 있었지만, 철도파업으로 발이 묶였다고 했다. 그는 “오랜만에 친구 병문안을 가려고 했는데 갑작스런 철도파업으로 계획이 무산됐다”며 “시민들이 피해 보는 것은 어떻게 책임질거냐”고 반문했다.

앞서 철도노조는 지난 8일 파업 관련 입장 자료를 통해 “코레일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파업의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보다는 철도 노사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경고 파업 일정을 확정한 지 20일이 지났지만, 사측의 전향적인 안이 없어 파업 돌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현재 노조는 ▲총 인건비 정상화와 근로시간 단축 ▲4조 2교대 업무 도입(내년 1월 1일 시행)에 따른 안전인력 충원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 ▲자회사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후 서울역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열차 플랫폼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후 서울역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열차 플랫폼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1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정하나 2019-10-11 20:28:09
우리나라는 공기업 파업하면 노조에 대한 불만이 더 큰 것 같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오니까. 유럽에서는 걸핏하면 파업해서 국민들도 그러려니 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