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춘추좌씨전에 보면 ‘자한사보(子罕辭寶)’라는 말이 나온다. ‘자한이라는 사람이 보물을 사양했다’라는 뜻으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한은 송나라에서 토지와 민사 사건을 맡아 처리하는 사공(司空)이라는 벼슬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한 사람이 귀한 옥을 가지고 와서 자한에게 바치려고 하지만 자한은 이를 거절을 한다. 그러자 그 사람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옥을 옥장인에게 보였더니 아주 귀하고 소중한 보배하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당신께 바치려고 합니다.” 자한은 다시 정중하게 거절을 한다. “저는 다른 사람의 물건을 탐내지 않는 저의 마음을 보배로 여기고 있습니다. 당신은 옥을 보배로 여기시는듯합니다. 만약에 당신께서 보배로 여기시는 옥을 저에게 주신다면 우리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이 보배라고 생각하는 것을 잃게 되니 그로인하여 불행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두 사람은 서로가 보배로 여기는 것을 각자 지니고 있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서로 보배로 여기는 것을 지니고 살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배로 여기는 것이 같다면 그로 인해 그것을 가진 사람은 행복하겠지만 가지지 못한 사람은 불행하게 된다. 위의 이야기처럼 자신이 보배라고 여기는 것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거나, 보배라고 여기는 것이 물질이 아니라면 우리는 모두 행복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을 보면서 생각해보니 필자가 어렸을 때에는 어른들이 아이를 가리키며 ‘보배’라는 표현을 많이 썼던 것 같다. 요즈음은 자주 들어보기 어려운 표현인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나에게는 무엇이 보배일까?’생각해보니, 건강하게 잘 자라준 아이들이 억만금을 주고도 못 바꾸는 ‘나의 보배’라는 생각이 든다. 필자라고 늘 이렇듯 바람직한 생각만하면서 행복한 마음을 유지할까? 그것은 아니다. 필자도 돈이나, 큰 집이나 그런 것으로 남과 비교하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순간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이 보배라고 여기는 것을 같이 보배라고 여기게 되면 경쟁이 불가피하게 되고 경쟁에서 지게 되면 그것은 다시 불행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것이 물질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언제나 더 많은 사람은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쟁이 되지 않는 비물질적인 또 하나의 보배를 찾아보자면 주변에 정말 좋은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보배는 돈이 많다고 하여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돈이 많으면 진정으로 좋은 이웃을 가려내는 것이 쉽지 않다. 돈이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좋은 일에 진심으로 기뻐해주고 슬픈 일에 함께 슬퍼해주는 이웃이야말로 진정으로 좋은 이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이렇듯 생각을 달리하면 불행하다고 느끼는 곳에서도 보배를 찾아 행복해질 수 있다.

위에 나오는 자한처럼 자신만의 보배를 하나씩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거창하고 큰 것이 아니더라도 소중하게 느껴지는 자신만의 보배가 있을 것이다. 쉽게 돈으로 바꿀 수 없는 것이라면 모든 것이 보배가 될 수 있다. 건강이 될 수도 있고 우정이 될 수도 있다. 효성스러운 마음이 될 수도 있고 예술적인 재능이 될 수도 있다. 작은 한 가지라도 자신만의 보배를 찾아낼 때 그로 인해서 우리는 정말 행복해질 수 있다. 그리고 보배를 찾았다면 정말 보물을 간직하듯 잘 간직하고, 힘들 때마다 꺼내 보길 바란다. 두고두고 큰 힘이 되고 행복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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