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 라스 알-아인(Ras al-Ain)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터키군의 작전 개시와 함께 이곳과 탈 아브야드(Tal Abyad)는 공격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뉴시스)
9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 라스 알-아인(Ras al-Ain)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날 터키군의 작전 개시와 함께 이곳과 탈 아브야드(Tal Abyad)는 공격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뉴시스) 

국방부 “181개 목표물 타격”

SDF “터키군 지상공격 격퇴”

민간인 8명 등 최소 15명 사망

국제사회 비난 “작전 중단해야”

[천지일보=이솜 기자] 쿠르드족이 통제하는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를 터키군이 공습·포격하면서 8년 내전으로 황폐해진 시리아의 상황이 다시 요동치게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터키 국방부는 9일 밤(현지시간) 트위터 글에서 “터키군과 시리아국가군(SNA)은 ‘평화의 샘’ 작전의 하나로 유프라테스강 동쪽에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터키군이 네 갈래로 나뉘어 시리아 국경을 넘었다고 전했으나 국방부는 시리아 북동부 국경을 넘은 지상 병력의 규모와 공격 장소 등을 정확히 밝히진 않았다.

터키 국방부는 지상작전 시작을 알리는 트윗 후 군이 공습과 곡사포 공격으로 181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쿠르드 민병대는 터키군의 지상 공격을 격퇴했다고 주장했다.

쿠르드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주축을 이룬 시리아민주군(SDF)의 무스타파 발리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SDF 전사들은 탈 아브야드를 향한 터키군의 지상공격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터키군이 지상전에 나서자 시리아 쿠르드는 IS 격퇴전을 중단하고 시리아 북부에서 총동원령을 내렸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작전 개시 선언 이후 터키군은 라스 알-아인과 탈 아브야드를 시작으로 터키 접경 시리아 국경도시에 공습과 포격을 가했다.

이어 터키 국경에서 30㎞가량 떨어진 카미실리와 아인 이스사, 코바니 등도 터키군의 공격을 받았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터키군 초기 공격으로 민간인 8명과 쿠르드군 7명 등 최소 1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SDF는 터키군의 공격으로 민간인 수십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터키 국방부는 외신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작전의 계획과 시행 과정에서 오직 테러리스트와 그 요새, 참호, 은신처, 무기, 차량, 장비 등만 표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키는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듯 안보리에 보낸 서신에서 군사 작전이 적절하고 신중하며 책임감 있게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국제사회의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 행정부 수반 격인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EU 28개 회원국, 영국, 네덜란드, 북대서양조약기구,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성명을 내고 터키를 향해 군사 작전의 중단을 촉구했다.

시리아 쿠르드족은 민병대 YPG를 조직해 미군의 지원을 받으며 시리아 내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IS 격퇴전에 참전했으며 이 가운데 약 1만 1천명의 YPG 대원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터키는 YPG를 자국 내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분파로 간주하면서 공공연히 격퇴 의지를 드러내왔다.

이 가운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군 발표는 터키군의 쿠르드 공격을 묵인하겠다는 제스처로 읽혔고, 쿠르드는 미국이 등에 칼을 꽂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터키군의 공격이 시작되자 “나쁜 생각”이라며 수습에 나섰으나 공화당까지 ‘동맹을 버렸다’ ‘가장 큰 실수’라는 비난을 받으며 외교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SDF는 전력에서 일방적으로 터키군에 밀리는 상황이다. 터키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재단(TEPAV)의 니하트 알리 오즈칸은 SDF가 게릴라 전술을 구사하면서 “모기처럼 터키군을 괴롭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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