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강화도=신창원 기자] 8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의 한 양돈농장에서 27일 오전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긴급 살처분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이날 현재 강화도 5곳 돼지농가에서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천지일보 2019.9.30
[천지일보 강화도=신창원 기자] 8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의 한 양돈농장에서 27일 오전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긴급 살처분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이날 현재 강화도 5곳 돼지농가에서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천지일보 2019.9.30

연천서 ASF 확진 농가 나와

전문가 “2차 감염 가능성도”

경기도 돼지 수매 90곳 신청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정부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고자 완충지를 설정했지만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그 대상지였던 경기도 연천에서 확진 사례가 나왔다. 이에 ‘수평 전파’가 진행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에 따르면 전날 ASF로 확진된 14차 연천 돼지농가는 기존 10㎞ 방역대 밖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고양·포천·양주·동두천·철원과 함께 완충 지역으로 설정된 곳이다.

방역 당국의 방역대를 뚫고 새로운 발생 사례가 완충 지역에서 나온 것을 두고 이미 ASF가 발생한 농가로부터 바이러스가 2차 전염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번 14차 발생 돼지농가는 지난달 18일 확진된 연천 2차 농가와 가장 가까운데 이마저도 방역대 10㎞의 2배 이상인 25.8㎞나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ASF의 잠복기가 4∼19일인 점을 고려할 시 이번 14차 확진은 2차 발생 농가를 덮친 뒤 존재할 잠복기도 이미 지난 셈이다.

이에 따라 ASF 발병 농가로부터 모종의 경로를 타고 바이러스가 멀리 연천까지 전달돼 감염됐다거나, ASF에 감염된 북한 멧돼지 등으로부터 새로운 바이러스 남하가 이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농장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지 닷세째인 지난달 21일 오전 해당 농장 입구에서 방역관계자들이 출입차량과 인원에 대한 철저한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3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경기도 파주의 한 양돈농장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지 닷세째인 지난달 21일 오전 해당 농장 입구에서 방역관계자들이 출입차량과 인원에 대한 철저한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3

농식품부는 파주 지역 등 다른 사례를 봤을 때 연천 두 번째 건도 ‘수평 전파’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SF 바이러스가 돼지의 몸이 아닌 야외에서 휠씬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ASF는 언제든 다시 또 가축에 들어가 발생할 수 있다.

ASF에 감염된 북한 멧돼지 남하 가능성에 대해서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공교롭게도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북한의 멧돼지에 의한 가능성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학장은 천지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한달 가량 지난 후 발생했기 때문에 향후 3~4일은 지켜봐야 한다”면서 “만일 3~4일 뒤 다른 농장에서도 발병된다면 2차 발생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번까지도 중점관리지역 내에서 나온 것이기에 2차 감염이 아니라 기존 유행하던 바이러스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또 한가지로 가장 가능성이 적은 부분이긴 하지만 첫번째 유행했을 때와는 다른 경로로 와서 발생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ASF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경기도 연천은 하루 만에 완충 지역에서 제외됐다. 일각에선 ‘단호한 방역 차원’에서 지난달 이미 돼지열병이 발생했던 연천은 처음부터 완충 지역이 아닌 전역을 수매·살처분 대상 지역으로 삼아야 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방역당국이 급히 내린 ‘48시간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에 대해서도 말이 나오고 있다. 현지에서 돼지 수매와 살처분을 진행하다보니 도축장 출하 등을 위한 가축 운반 차량의 이동은 일시이동중지명령에서 빠져있다. 이에 방역에 구멍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천지일보 강화도=신창원 기자] 8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의 한 양돈농장에서 27일 오후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중장비를 동원, 긴급 살처분 돼지를 덤프트럭에 옮겨 싣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8
[천지일보 강화도=신창원 기자] 8번째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의 한 양돈농장에서 27일 오후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중장비를 동원, 긴급 살처분 돼지를 덤프트럭에 옮겨 싣고 있다. ⓒ천지일보 2019.9.28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우리가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발령할 때 진료나 사료 운반 등 불가피한 경우에는 소독을 거쳐 차량을 드나들도록 하고 있다”면서 “수매와 예방적 살처분도 서둘러야 하는 방역 조치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철저히 소독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파주와 김포, 연천 등 수매 대상 농가 총 94곳 가운데 지금까지 수매를 신청한 농가는 90곳이다. 마릿수로 계산하면 총 3만 1318마리다.

한편 방역 당국은 ASF 차단을 위해 파주·김포의 모든 돼지와 연천의 발병 농장 10㎞ 이내 돼지에 대한 전량 수매를 추진하고 있다.

파주 25개 농장에 대한 수매가 진행됐고, 17개 농장에 대해선 살처분이 진행됐다. 김포의 경우 6개 농장에서 수매, 5개 농장에서 살처분이 각각 진행됐다. 일부 농가의 반발이 나온 연천에서도 24개 농장에서 수매 신청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17일 이후 ASF로 인해 전국에서 14만 5546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됐고, 이번 연천 14차 발생으로 9320마리가 추가돼 총 15만 4866마리가 살처분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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